“청소년도 인권은 있다.

 

2017.08.26. 인권영화상영 마지막 날이다.

영화관 입구에 들어서니 준비 점검 차 미리 오신 권혁장 소장님과 참관한 사람들을 일일이 챙기며 그 누구도 차별 없이 반갑게 맞아 주셨다.

유쾌한 마음으로 의자에 앉아 진중(鎭重)모드로 스크린에 집중했다.

 

옴니버스 영화의 첫 편은 “사람이 되어라”로 만화가 박재동 감독의 작품으로 입시위주 및 경쟁교육을 비판한 애니메이션 영화로 전인교육에서 멀어진 우리사회의 구성원들에게 시사점은 던져 주는 내용이었다.

 

그 다음 영화는 “릴레이”로 “푸른소금” “살벌한 로맨스” 등을 연출한 이현승 감독의 작품이다. 여고생이 선생님 몰래 아기를 학교에 데려가 친구들과 함께 돌보는 미혼모의 애절한 사연을 다루는 영화로 학생 희수역을 박보영이 데뷔작답게 열연했다.

학교는 사안을 비겁하게 회피하지 말고 전면에 서서 보다 진지하게 미혼모의 아픔을 해결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마지막 영화는 “우리에겐 떡볶이를 먹을 권리가 있다”로 “여고괴담4”로 유명한 최익환 감독의 작품으로 정예녹, 박지수, 박진수가 출연하였다.

떡볶이를 좋아하는 지수와 그의 친구들이 기껏해야 떡볶이를 먹고 싶은 작은 바람을 가졌을 뿐이다. 학교 앞 분식점을 드나드는 소소한 행복감으로 학교에 다니는 여고생들의 일상은 학교가 성적향상이라는 피상적 목적으로 학교 교문을 폐쇄하는 조치가 내리지만 떡볶이를 먹고 싶은 욕망은 더욱 간절해진다.

학생들이 “학교를 위한 조치입니까? 우리들을 위한 조치입니까?”라고 항변하는 장면은 깊은 울림으로 마음에 다가 왔다.

 

오늘 상영된 영화의 공통주제는 청소년 인권이 차별 받는 것이다.

마치 공부벌레처럼 또는 공부하는 기계처럼 부단하게 공부해야만 하는 청소년들의 인권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부당하게 차별 받는 것이 오늘날의 모습이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각자 다른 개성은 무시 되고 오직 획일적인 입시경쟁의 틀 속에서 당연히 누릴 인권이 외면 받는 현실이 마음 아프다.

정녕 헌법 제10조 행복추구권과 동법 제11조 평등권은 왜? 청소년들에게는 작아진다는 말인가?

 

 

오늘도 영화 상영 후 후속행사가 별미였다.

 

대구 중구에 위치한 사단법인 청소년교육문화공동체 “반딧불이”팀에서 영화에서 인권침해와 관련된 키워드를 미리 나눠준 필기구로 적게 한 후 한통에 모아서 개봉하며 함께 생각해 보는 유의미한 시간을 잘 진행하였다.

 

먼저 “학교급식”은 메뉴판의 자기선택권이 외면 받고 있으며, 이어서 “학교 학생화장실”의 키워드는 휴지도 없는 열악한  시설환경의 문제이다. 그 다음 “미혼모 및 연애”, “교복디자인문제”,“무심코 저질러지는 성희롱”, “휴식권과 휴대폰 사용금지”, “인문계와 실업계 그리고 예능계로 분류한 차별”, “참정권” 등을 차례로 살펴보았다. 이는 공통적으로 개성추구와 행복권 보장에 역행하여 일방적인 강요에 의하여 하루하루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현실 생활을 반증하는 것이다.

제기된 문제들은 교육당국이 보다 세세하게 검토하여 점진적으로 개선하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욜로와봐”팀의 백건우(실용음악)와 손진웅(랩음악)이 무대로 나와서 멋진 춤과 노래를 선물하여 우리를 감동시켰다.

나는 마지막 음악 “요즘것들”이라는 랩가사를 들으며 잠시나마 눈을 감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아무쪼록 대구인권사무소 10주년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시네마수다”를 개최하여 차별 없는 인권을 다시 일깨워 주신 권혁장소장님과 수고해 주신 관계자 분들에게 심심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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