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08.24.19:00시 가벼운 마음으로 오오극장에 들어섰다.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는 개소 10주년을 맞아 인권영화 시네마수다를 3일간 개최한다.

 

나는 그 첫날 첫 영화를 3번 줄 통로 쪽에 앉아 관람했다.

실제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 된 오늘의 영화는 박찬욱 감독이 연출하고 구수한 연기를 잘하는 오달수가 파출소장으로 출연한 이주노동자의 애환을 주제로 각색한 옴니버스 영화였다.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자전거 여행/잠수왕 무하마드”의 단편 3편을 1시간가량 관람하고 이야기 손님으로 경산이주노동자센터 김현주 소장의 진행으로 관련된 현안문제를 설명하고 질문과 응답으로 이어졌다.

그 다음으로 경북 군위군의 한 축산농가에서 일하다가 유독가스로 질식 사망한 네팔 청년의 유가족인 친형 발 바하두르 구룽(29)씨와 대구성서공단에서 일한 통역의 또 다른 네팔인이 사실적 증언을 하였다. 감명 깊게 경청했다.

안타까운 사연을 지척에서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울컥 한 줄기 뜨거운 눈물이 흘러 내렸다.

 

영화의 내용은 1편에서 네팔인 찬드라씨는 ‘선미야’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로 라면가게 앞에서 우연히 호주머니에서 손을 꺼내면서 자신도 모르게 돈이 달려 빠져나와 흘러 버리고는 라면을 먹은 후에 무전취식으로 몰리며 결국 정신병원에 수용된다. 무려 6 4개월을 인권이 결여된 생활을 하는 기막힌 이야기,  2편은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급히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 3편은‘잠수왕 무하마드’가 코리안 드림으로 우리나라에 왔으나 막상 페인트 공장에 취업되어 안전장구라고는 마스크 한 개 뿐, 열악한 환경에서도 미등록이주노동자로 쫓기며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오늘의 영화관람과 후속시간은 참으로 유의미한 시간 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특히 네팔인 두 사람의 실체적 증언은 그 어떤 영화보다 더 진한 여운을 남겼다.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네팔의 한 청년은 대학을 졸업하고 석사과정까지 마쳤지만 네팔에는 일할 공장이 없어 오직 돈을 벌겠다는 일념으로 대한민국으로 오게 되었으나 그에게는 척박한 직장환경과 직면한다.

하지만 자기선택권이 거의 전무한 현실여건에 순응하며 경북 군위 우보면의 시골의 농장에서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농장주의 안전의식 결여로 황하수소로 추정되는 유독가스에 질식하여 사망에 이르고 그의 순수한 꿈도 물거품이 됐다.

그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경청하며 나는 대한민국의 국민의 한사람으로 이유를 불문하고 사죄하며 고인의 명복을 기원했다

 

우리나라도 수십 년 전에는 가난했다. 끼니 걱정도 했고 공장이 없어 선진국으로 눈길을 돌리기도 했다. 파독광부와 파독간호사의 사례가 있지 않은가? 지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고 선진국의 반열에 든다하여 개구리 올챙이 시절을 잊었다는 말인가?

 

우리와 똑 같은 사람인 이주노동자들을 마치 개나 고양이처럼 사람이 아닌 동물로 취급한다는 이주노동자의 절규에 가까운 증언에 죄인이 된 것처럼 가슴이 따갑다.

“너는 외국인이야!” “피부 색깔이 달라”라고 말하며 이유 없이 혐오하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인식을 냉혹하게 반성해야 한다.

 

나는 우리가 그들을 존중하지 않으면 우리가 반대로 외국에 나가면 똑 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엄연한 논리를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즉각적이고 실제적으로 이주노동자 인권개선 대책을 종합적으로 수립하고 바로 집행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싶다. 무거운 마음으로 오오극장을 나서며 혼자말로 중얼 거렸다.

 

“이주노동자는 결코 노예가 아니다.

“이주노동자의 인권이 바로 우리의 인권이다.

(효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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