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華陽夫人
자초를 화양 부인의 嫡嗣子(적사자)로 만들려는 커다란 꿈을 안고 여불위가 秦나라의 수도인 咸阳으로 달려간 것은 그로부터 달포 후의 일이었다.
그러나 태자비인 화양 부인을 직접 만나 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다행히 함양에는 평소부터 상거래를 해오던 정자장이라는 자별한 부자 친구가 있었다. 여불위는 정자장을 찾아가 보석 상자를 내주며 말한다.
"나는 조나라에 계신 자초 공자의 밀서를 가지고 태자비를 만나 뵈려 왔는데 어떡하면 화양 부인을 만나 뵐 수가 있겠소?"
정자장이 대답한다.
"그건 어렵지 않은 일이오. 화양 부인의 남동생인 阳泉君은 나와 막역한 친구니까, 그 친구에게 부탁하면 화양 부인을 어렵지않게 만날 수 있을거요.
자네가 꼭 필요하다면 양천군을 내일이라도 소개해 주리다".
이러하여 양천군을 쉽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여불위는 양천군에게 자기 소개를 자세히 하고, 곤륜산에서 나온 白玉 한 쌍을 주면서
"저는 자초 공자의 밀명을 받고, 태자비를 만나 뵈러 왔습니다"
“자초 공자가 무슨 용무로 태자비를 만나 뵈라고 하더란 말인가?”
“밀서를 써주면서, 그 밀서를 아무도 모르게 태자비에게 직접 전하고 오라는 분부이셨습니다." “태자비에게 밀서를 전해 달라구?.....”
양천군은 고개를 기울여 보이며,
“당신은 자초 공자와 그렇게도 친하게 지내는 사이요?”
하고 묻는다.
"자초 공자는 불우한 처지에 계신 관계로, 틈만 있으면 저의 집에 놀러 오셔서 저를 형제처럼 믿고 항상 자기 신세를 개탄하시옵는데, 공자께서 자모이신 華阳夫人을 사모하시는 효성은 그야말로 눈물겹도록 간절하시옵니다.
모르면 모르되, 밀서의 내용도 아마 그런 실정을 토로하신 글월이 아닌가 싶사옵니다".
“음..... 그래요? 그런 편지를 가져 왔다면 내일쯤 태자비를 만나게 해 드리기로 하지요.”
여불위는 기회를 이용해 이렇게 물어 보았다.
"화양 부인에게는 아들이 몇 분이나 계시옵니까?" "왕자가 많기는 하지만, 자기 자신이 낳은 아들은 한 명도 없다오".
그 말에 여불위는 짐짓 놀라 보이며,
"친아들이 없으시다면, 노후를 누구에게 의탁하실 것이옵니까.
지금이라도 현명한 왕자 한 분을 嫡嗣子로 선정하시어, 노후에 대비하셔야 하실 것이옵니다".
양천군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렇잖아도 나 역시 그 문제 때문에 속으로 걱정을 하고 있다오".
하고 말한다.
여불위는 내친 김에, 양천군에게 이런 말도 하였다.
"자초 공자는 화양 부인에 대한 효성이 하도 극진하셔서,
<화양 부인은 나의 생모는 아니오. 그러나 어려서부터 생모를 모르고 화양 부인의 품속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나에게는 화양 부인이야말로 생모 이상으로 고마운 어머님이라오.>
하고 말씀하시면서 노상 눈물을 흘리신답니다.
자초 공자의 효성은 그토록 극진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제 만약 그분을 제쳐 놓고 다른 아드님을 적사자로 선정하신다면, 먼 훗날 화양 부인은 太后의 지위도 다른 분에게 빼앗길 염려가 있을 것이 아니옵니까?"
양천군은 한숨을 쉬며,
"경우에 따라서는 그렇게 될 수도 없지 않겠지요.
어쨌든 내일 태자비를 만나게 해 드릴 테니 편지와 아울러 자세한 사정을 직접 말씀 드리도록 하오."
다음날 여불위는 양천군과 함께 대궐로 들어가, 태자비인 화양 부인을 직접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여불위는 화양부인에게 큰절을 올리고 夜明珠, 照颜珠, 温凉盞 등의 진귀한 선물과 함께 자초의 편지를 내놓으면 품한다.
"이 편지와 선물은 모두 자초 공자께서 보내시는 것이옵니다."
화양 부인은 양천군을 통해 대강 말을 들었는지라, 편지와 선물을 받으며 눈물 부터 흘린다.
"남의 나라에 볼모로 잡혀 가 있는 철없는 자초가, 이 에미를 그토록 그리워하고 있는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이즈음 자초의 건강은 어떠하오?"
"마음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오나, 그보다도 어머님을 그리워하는 심정으로 하루도 눈물 마를 날이 없으시옵니다."
"그 고생 중에도 나를 잊지 않고 이런 편지와 선물까지 보내 주어, 얼마나 감격스러운지 모르겠구료."
화양 부인은 너무나 감격스러워, 남편인 安国君을 그 자리에 모셔다가 여불위를 소개하며 말한다. "자초가 조나라에 볼모로 잡혀 가 있으면서, 편지와 이런 선물까지 보내 주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요."
太子 安国君도 아내의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무슨 사연인지, 편지를 어서 뜯어 보오."
말할 것도 없이,
그 편지의 사연은 여불위가 꾸며 쓴 내용이었다.
● 楚汉志.7●
2020. 4. 24. 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