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초의 편지 사연은 이러하였다.

"不肖子 삼가 목욕 재계하고 모친 전에 글월을 올리옵니다. 
불초자는 7년 전에 자애로우신 양친의 슬하를 떠난 이후로, 부모님 그리움에 하루도 눈물을 흘리지 않은 날이 없사옵니다. 
밤마다 꿈속에서는 부모님을 반갑게 만나 뵈오나, 깨고 나면 云山이 첩첩한 타국 만리의 적국이어서, 그때마다 눈앞이 캄캄해 올 뿐이옵니다. 
제가 만약 새였다면 날아가서라도 부모님을 만나 뵈오련만, 새가 못 되어 오직 눈물만이 앞을 가릴 뿐이옵니다". 

화양 부인은 여기까지 읽어 내려오다가, 손수건으로 얼굴을 가리며 흐느껴 울었다. 
태자 안국군도 아들에 대한 측은지심을 금할 길이 없어, 그 역시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다음을 어서 읽어 보오". 
화양 부인은 울음 섞인 목소리로 편지를 계속해 읽는다.
 "...소자, 몸은 비록 타국에 와 있사오나, 마음으로는 고국을 생각하지 않는 날이 하루도 없사옵니다. 
더구나 저를 정성스럽게 길러 주신 아버님 어머님에게 아무런 효도도 못 하는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는 듯이 괴롭습니다. 

소자는 비록 夏氏의 몸에서 태어난 자식이기는 하오나, 어머님께서는 생모의 얼굴조차 모르는 저를 어렸을 때 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친자식과 추호도 다름 없이 자애롭게 길러 주셨기 때문에, 어머님의 하해 같은 은혜를 갚지 못함이 더욱 괴롭고 슬프옵니다. 
이제 불효막급한 죄를 만분의 일이라도 씻고자 야명주와 조안주, 온량잔을 구해 보내오니, 어머님께서는 소자를 만난듯이 받아 주시옵고, 아버님께서는 온량잔으로 술을 드실 때 마다 멀리 있는 소자를 생각해 주시옵소서. 
그리고 아버님께서 후일에 왕위에 오르게 되시거든, 부디 만백성에게 선정을 베푸시어, 온 천하가 우러러 모시는 聖上이 되어 주시옵기를, 멀리서 눈물로 빌고 바라옵니다. 

끝으로 이 편지를 가지고 가는 여불위는 趙나라의 유명한 巨商이온데, 소자를 물심 양면으로 끔찍스럽게 도와주는 소자의 은인이오니, 양친께서는 추호도 의심치 마시고, 친절히 대해 주시길 바라옵니다"
화양 부인은 편지를 다 읽고 나서 어깨를 들먹이며 흐느껴 울었다. 
안국군도 눈물을 닦으며, 처남인 양천군에게 묻는다. "자초를 본국으로 데려올 무슨 방법이 없을까?" 

양천군은 그 말을 받아 여불위에게 묻는다. 
"당신은 유명한 거상이라고 하니까, 무슨 일에나 수완이. 대단할 것이 아니오. 
당신 수완으로 자초를 여기까지 데려다 줄 수는 없겠소?"
그러자 안국군과 화양 부인 내외는 약속이나 한 듯 여불위에게 애원하듯 말한다. 
"당신이 자초를 그처럼 도와 주었다니, 이왕이면 그 애를 본국으로 데려다 줄 수는 없겠소? 
만약 그렇게만 해 준다면, 그 은공은 결코 잊지 않을 것이오." 

여불위는 한참 생각해 보는 듯하다가 아뢴다. 
"자초 공자를 구출해 올 방도가 노상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거기에는 생명의 위험이 따르옵니다. 
그러므로 자초 공자를 모셔다가 무겁게 쓰시려면 모르거니와, 그렇지 않으실 바에는 깨끗이 단념하시는 것이 좋으실 것이옵니다." 

그 말을 듣고 양천군이 즉석에서 반문했다. 
"무겁게 쓴다는 말은, 무엇을 말씀하시는건가요?"
 여불위가 대답한다.
"무겁게 쓰신다는 말씀은, 자초 공자를 모셔다가 적사자로 삼으시는 것을 뜻하는 말이었습니다.
 그처럼 무겁게 쓰실 생각이 없으시다면, 막대한 재물과 허다한 모험을 무릅써 가면서 무리하게 구출해 오실 필요가 없을 듯 합니다."

그 말이 나오자, 양천군이 화양 부인을 바라보며, "누님은 친아들이 없으신 관계로, 어차피 누군가를 적사자로 선정해 놓으셔야 할 형편이오니, 이왕이면 효성이 극진한 자초를 적사자로 결정하시는 것이 어떠하신지요?"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화양 부인은 남편 안국군에게, 
"이 기회에 자초를 적사자로 삼아서, 王统을 계승하게 하면 어떠하겠나이까." 
안국군은 자초에 대한 애정이 새삼스러운지라, 즉석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자초는 본디 영민한 아이니까, 부인의 말씀대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구려." 
그리고 이번에는 여불위에게, 
"자초를 데려다 주기만 하면 그 애를 적사자로 삼을 터인즉, 수고스럽더라도 당신이 그 애를 꼭 좀 구출하여 주시오." 

그러나 여불위는 경솔하게 응낙하려 하지 않았다.
"자초 공자를 적사자로 삼으시겠다면, 제가 모든 사재를 다 털어서라도 모셔 오기로 하겠습니다. 
그러나 아무 증표도 없이 무엇을 믿고 그런 모험을 감행하겠습니까?" 
화양 부인이 그 말을 듣고, 자기 머리에 꽂혀 있는 옥비녀를 뽑아서 둘로 부려뜨려, 그 중 하나를 여불위에게 내밀어 주며 말한다. 
"우리네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면 내 옥비녀의 반쪽을 증표로 드릴테니, 어떤 일이 있어도 자초를 구출해다 주기 바라오. 
내, 태자비의 몸으로, 평소에 애용하던 옥비녀의 반쪽을 증표로 드렸으니, 어찌 후일에 모르겠다 할 수 있으리오." 

여불위는 두 번 절하고 증표를 받으며 말한다. 
"황공하신 말씀에 깊이 감동되어 4, 5년 안으로 꼭 모셔 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자초 공자를 모셔 오기 전에 한 가지 부탁 말씀이 있사옵니다." 
이번에는 안국군이 묻는다. 
"그것이 무엇이오?" 

"자초 공자를 모셔오게 되면, 미리 기별할 터이오니, 그때에는 国境地带에 자초 공자를 호위할 군사를 미리 대비 시켜 주시옵소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국경선을 무사히 넘어오기가 어려울지 모르옵니다." 
"무슨 말인지 알아 듣겠소. 미리 알려 주기만 하면 군사는 충분히 대기 시켜 놓을 테니, 행여 실수가 없도록 만전을 기해 주기 바라오." 
그리고 안국군은 여불위에게 막대한 금품까지 내려 주었다. 

이리하여 여불위는 秦나라를 방문한 제일 단계의 거대한 목적은 성공적으로 달성되었다.

...♡계속 9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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