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맞은편에서 달려오는 기마병은 趙高를 보고 깜짝 놀라며,
"아니, 아저씨가 여기 웬일이십니까?"
하고 묻는 것이 아닌가.
그제서야 얼굴을 자세히 보니, 그 청년은 이웃 고울의 근위대장으로 있는 조고의 甥侄인 煕光이었다.
"너 희광이 아니냐.
네가 여기 웬일이냐?"
"저는 왕명을 받고, 근위부대를 인솔하고 조금전에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왕명에 의하여 출동했으니까, 아저씨는 그 사실을 잘 알고 계실 것이 아닙니까?"
"뭐야.....,
왕명에 의하여 근위부대를 인솔하고 왔다구?"
조고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무엇인가 무서운 음모가 숨어 있음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나도 모르게 누가 너한테 왕명을 내렸단 말이냐."
"왕명이 내려진 것을 아저씨가 모르신다면, 그야말로 이상한 일이 아니옵니까."
희광은 수상스러운 얼굴을 하면서,
"가만있자. 제가 军令狀을 가지고 왔으니까, 아저씨께 직접 보여 드리겠습니다."
호주머니에서 군령장을 꺼내 보인다.
마침 그때 秦王의 행차가 가까이 다가왔다.
"자세한 이야기는 대왕을 기년궁으로 모신 이후에 나누기로 할테니, 너도 나를 따라오너라."
조고는 대왕을 기년궁으로 모시고 나서, 희광과 단 둘이 다시 만났다.
그리하여 군령장을 자세히 검토해 보니, 거기에는 대왕의 옥새가 버젓하게 찍혀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그것이 가짜 옥새임을 조고는 대번에 알아보았다.
"이것은 가짜 옥새다!
누가 역모를 하려고 이런 장난을 친 것이 분명한데, 그렇다면 嫪毐가 아니고서야 누가 이런 엄청난 일을 꾸밀수 있겠느냐."
조고는 즉시 사람을 놓아, 노애의 동태를 염탐하여 오게 하였다.
염탐꾼은 얼마 후에 기년궁으로 돌아와, 조고에게 이렇게 보고 했다.
"노애는 오늘밤 丑时를 기해, 기년궁으로 대왕을 급습하여 대왕을 살해하고, 자기 아들을 秦王으로 옹립할 음모를 꾸미고 있는 중이라고 하옵니다."
"뭐야? 대왕을 살해하고, 자기 아들을 진왕으로 옹립한다고?."
조고는 몸을 후들후들 떨며,
"네가 그런 음모를 어떻게 알아냈느냐?"
"태후마마를 호위하는 병사중에 제 친구가 한 사람 있사온데, 음모의 내막을 그 친구에게서 자세하게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태후마마도 이 사건에 관련이 되어 있다는 말이냐?"
"태후마마는 처음부터 그런 음모를 반대하고 계셨기 때문에, 오늘 밤의 계획은 전혀 모르고 계신다고 하옵니다."
"잘 알았다. 입을 굳게 다물고 있거라."
노애의 반역 음모는 의심할 여지가 없게되자, 조고는 곧 진왕에게 모든것을 고해 바쳤다.
진왕의 분노는 대단하였다.
"노애 일당을 지금 당장 체포하여 车裂刑(네 手足 을 네개의 수레에 묶어, 네 조각으로 찢어 죽이는极刑)에 처하라."
그러나 조고는 침착하게 품한다.
"그들은 축시에 거사하기로 되어 있는 관계로, 子时에는 일당이 틀림없이 한자리에 모일 것이옵니다.
그때에 가서 一纲打尽하는 것이 상책일 줄로 아뢰옵니다."
말하자면, 노애가 거사하기 두어 시간 전에, 그들의 본거를 기습하여, 일당을 모두 씨알머리도 없이 죽여 없애자는 것이었다.
아무리 위급한 상황에서도 조고의 지략은 언제나 침착하고 치밀하였다.
진왕은 조고의 의견대로 시행하기로 했다.
이날 밤 자시에 조고는 친위부대를 몸소 이끌고 노애의 본거를 엄습하여, 노애의 심복 부하 20명을 송두리째 잡아 죽였다.
그러나 노애는 음모가 탄로난 낌새를 미리 알아채고 도망가는 바람에, 체포하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이에 진왕은 더욱 진노하여,
"노애를 잡아 오는 자에게는 상금 50만 냥을 주리라."
하는 방문을 널리 써붙이게 하는 동시에, 태후의 몸에서 태어난 노애의 아들 형제와 노애가 거느리고 있던 수천명의 노복들도 가차없이 죽여 버렸다.
그 사건으로 인해 三族이 멸망된 수효가 무려 5만여 명에 이르렀다.
노애의 일당을 일망타진하고 나서 그사건의 경과를 면밀하게 조사해보니,
노애를 천거한 사람은 승상 여불위였다는 사실이 판명되었다.
"뭐야?
태후에게 노애를 천거한 자가 여승상이었다구?
그렇다면 그런자가 무슨 승상이며 무슨 빌어먹을 仲父냐!"
진왕은 다시한번 크게 노하여, 태후를 만나 보지도 아니하고 함양으로 창황히 돌아와 버렸다.
진왕도 차마 생모만은 죽일 수가 없어, 그냥 돌아와 버렸던 것이다.
진왕은 함양에 돌아오자, 여불위만을 제외한 모든 중신들을 한자리에 불러놓고 말한다.
"승상 여불위가 노애 사건에 관련되었음은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일이오.
따라서 여불위의 관직과 작위를 모두 박탈하고, 그를 참형에 처하오.
승상 후임에는 客卿 李斯를 임명하오."
중신들은 영문을 몰라, 모두 어리둥절하였다.
花无十日红이요, 权不十年이라고 하던가.
여불위는 승상의 권세를 누린지 전후 12년 만에, 뜻밖에도 참형을 면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그러자 승상으로 임명된 이사가 머리를 조아리며 아뢴다.
"여불위의 죄상에 대한 대왕의 분부는 지당하신 줄로 아뢰옵니다.
그러나 선왕에게 대한 그의 공로는 지대한 바가 있사오니, 감일등하시와 流配刑에 처하심이 어떠하올지 재고의 은덕을 베풀어 주시옵소서."
진왕도 그 말에는 수긍되는 점이 있는지, 오랫동안 말이 없다가 문득 붓을 들어 여불위에게 보내는 친필 서한을 써서 주었다.
여불위는 진왕의 친서를 받아보고, 눈물을 흘리며 탄식한다.
(내 이제 다 늙은 몸이 서촉 산중에 정배가서, 무슨 보람으로 여생을 살아가랴.
佛经에 因果应报라는 말이 있더니, 나는 내 손으로 뿌린 恶의 씨에 의하여 악의 业报를 거두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구나.
내 자식한테 자식이라는 말 한마디 조차 못해보고, 결국은 아들의 손에 이 꼴이 되었으니, 이는 진실로 하늘의 뜻임이 분명하다.)
여불위는 그런 탄식을 하면서 스스로 독약을 마시고 죽으니, 그때의 나이가 53 세였었다.
여불위가 죽은 지 두어달 후에, 옹성에서 늙은 농부 하나가 노애의 首级을 보따리에 싸들고 상금을 타려고 진왕을 찾아왔다.
노애가 산중에 숨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농부가 그의 목을 잘라 왔다는 것이다.
얼굴을 자세히 조사해 보니 노애가 분명했다.
진왕은 농부에게 상금을 주면서 크게 치하하였다.
그리하여 노애 사건이 일단락을 짓고 나자, 老臣 矛焦(모초)가 진왕에게 간한다.
"태후마마를 옹성에 방치해 두심은 효도에 어긋나시는 일이 옵니다.
이제는 태후마마를 함양으로 모셔 오심이 옳은 줄로 아뢰옵니다."
진왕은 생모 태후에게 대해서는 원한이 많았다.
그러나 젊은 나이에 홀로 된 몸이니, 그런 과오도 범할 수 있으리라 싶어서 그 해 가을에 태후를 甘泉宫으로 다시 모셔 왔다.
.....♡계속해서 35회로~~
●楚汉志.34●
2020. 5. 12.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