韩, 趙의 灭亡(한,조나라의 멸망)

노애의 반란 사건을 평정하고 나자, 진왕은 丞相 李斯를 불러 의논한다.

 "그동안 内政이 어수선하여 천하를 통일하려던 사업이 매우 지연되었으니, 이제부터는 그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해 나가야 하겠소. 
어느 나라 부터 쳐들어가는 것이 좋을지, 경의 의견을 들어 보고 싶소이다." 
이사가 머리를 조아리며 대답한다. 
"전에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가장 약한 나라인 韩나라 부터 하나씩 정벌해 나가는 것이 상책인 줄로 아뢰옵니다." 

秦王은 李斯의 말을 옳게 여겨 王翦,桓奇,杨端和의 세 장수에게 군사 10만씩을 주며, 한을 치라는 명령을 내렸다. 
韩은 秦나라와 싸울 힘이 없었다. 
그리하여 진과 연접되어 있는 9개의 城을 내 주기로 하고, 韩王은 다음과 같은 和亲书(화친서)를 秦王에게 보냈다. 

"진왕 전하. 
본인은 전하께서 우리 나라의 独立权만 인정해 주신다면, 전하의 藩臣으로서 신하의 의무를 다해 나갈 생각이오니, 본인의 간곡한 청원을 기꺼이 받아들여 주시옵기를 엎드려 바라옵니다."
요컨대, 형식적인 国权만 인정해 주면 隶属国이 되어도 무방하다는 사연이었다. 

진왕은 그 화친서를 받아보고, 소리를 크게 내어 웃었다. 
"하하하. 한왕이라는 자는 진실로 어리석기 짝이 없는 자로구나. 
번신에게 어찌 국권이 용납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정작 한나라의 사신을 만나서는, 극진히 대답하면서 엉뚱한 말을 하였다. 

"한왕께서 우리와 화친을 도모하시겠다니, 매우 고맙고도 현명하신 일이오.
우리가 일간 答使를 보낼 터인즉, 한왕께서 기꺼이 맞아 들이도록 전해 주세요." 

진왕은 한 나라의 사신을 보내고 나서, 곧 内史 秦勝을 불러 변한다.
 "한나라는 싸우지 아니하고도 우리 손에 들어오게 되었소.
그대에게 군사 5만을 줄테니, 그대는 한 나라에 가서, 한왕을 즉시 체포해 보내시오.
그리고 한나라의 영토를 颖川郡으로 개명하여, 그대를 郡守에 임명할 테니, 잘 다스려 나가도록 하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는 교활한 진왕이었다.

한편 한왕은 화친사가 돌아와, 
"진왕은 대왕의 화친서를 받아보시고 매우 만족스러워 하셨습니다. 
일간 답사가 찾아 오거든, 기꺼이 환대해 주시옵소서."
하고 고하니, 한왕은 어리석게도 어쩔 줄을 모르도록 좋아하였다. 
"아아, 오늘 밤부터는 두다리를 뻗고 잘 수 있게 되었구나."

 그로부터 며칠 후, 진승이 군사 5만을 거느리고 찾아왔으나, 한왕은 아무 경비도 없이 그를 맞이하였다. 
진승은 한왕을 만나기가 무섭게 그를 체포하여 왕족들과 함께 본국으로 보내놓고, 자기자신은 영천군의 군수가 되었다.

그리하여 한은 나라를 일으킨 지 10대(1백46년) 만에 그와같이 어처구니 없게 멸망하였으니, 

한이 망한 이유는 오로지 스스로의 힘으로 나라를 지켜 나가려는 안보정신의 결여에 있었던 것이다. 


韩나라를 완전히 정벌하고 나자, 秦王은 축하연을 베풀며 그자리에서 군신들에게 묻는다. 
"한을 완전히 정벌했으니, 이제는 나머지 다섯 나라 중에서 어느 나라 부터 정벌하는 것이 좋겠소?" 
승상 이사가 대답한다. 
"趙는일찍이 선왕께서 볼모로 잡혀가 계셨던 원수의 나라이옵니다. 그러므로 이번에는 조를 쳐서 원수를 갚으심이 옳을 줄로 아뢰옵니다." 
"좋은 말씀이오. 
그러면 이번에는 어느 장수가 조를 치겠소?” 그러자 대장 王翦이 출반주하며 아뢴다. 
신이 비록 늙었사오나, 어명을 내려 주시면, 일거에 조를 정벌하여, 趙王의 首级을 어전에 헌상하도록 하겠습니다." 
진왕은 크게 기뻐하며, 왕전을 征趙元师로 임명하고, 
"군사가 얼마나 필요하오?" 
하고 물었다. 
"10만 명만 주시면, 50만이라고 속여 가면서, 기필코 승리하고 돌아 오겠습니다." 
"그러면 우선 10만 명을 드릴테니, 필요하거든 얼마든지 더 요청하시오." 
왕전은 10만 군을 50만 군이라 사칭해 가며, 趙나라의 수도인 邯郸城 가까운 곳에 진을 치고 진고를 울리며 기세를 크게 올렸다. 

趙王은 그 소식을 듣고 두려움에 떨며, 긴급 중신회의를 열었다. 
"진장 왕전이 50만 대군을 거느리고 와서, 한단성 밖에 진을 치고 있다니, 적을 어찌하면 격퇴시킬 수 있겠소?" 
승상 李牧이 머리를 조아리며 아뢴다.
 "大王께서는 齐,楚,魏에 응원군을 요청하는 사신을 급히 보내시어 도움을 청하셔야 하옵니다.
 그리하여 연합군을 구성해 가지고 싸우면, 秦军을 능히 격퇴시킬 수 있을 것이옵니다." 

그러자 太夫郭启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큰 소리로 반박하고 나섰다. 
"적이 당장 눈앞에 와 있는데, 어느 세월에 사람을 보내 응원군을 청한다는 말씀입니까. 
비상사태에 그런 한가로운 대책만 말씀하시다가는, 나라의 멸망을 면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이목은 자기 의견이 정면으로 반박을 당하는 바람에 크게 노하여 곽계에게 삿대질을 해가며, 불 같은 호통을 지른다. 
"너이놈! 
네놈이 발칙스러워도 분수가 있지, 
가정해서 어찌 감히 <나라가 망한다>는 말을 함부로 뇌까리고 있느냐. .....대왕전하! 
곽계란 놈은 逆臣이 분명하오니, 저놈을 당장 처단해 주시옵소서."
 사태가 그처럼 험악해지고 보니, 곽계도 잠자코 있을 수가 없었다. 
"누가 누구더러 역신이라는 말씀이오. 
적이 눈앞에 닥쳐와 있는데 싸울 생각은 아니하고, 
남의 힘이나 빌어서 나라를 구하겠다는 사람이 충신이라면,
그런 썩어빠진 충신이 무슨 필요란 말씀아오?" 

강적을 눈앞에 두고, 조나라의 조정에서는 불꽃 튀기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아니 나라를 위한 진지한 논쟁이라기보다는 개인적인 명리를 위한 인신공격 이었다. 

조왕은 중신들의 언쟁을 듣고, 한숨을 쉬며 탄식한다.
 (아아, 平原君이 살아 있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텐데, 그가 죽고 나니 나라 꼴이 말이 아니로구나. 국론이 이처럼 분열되어 있으니, 이 나라를 과연 누가 지켜 줄 것인가!) 
그것은 사실이었다.
平原君은 식객을 3천명이나 길러 오면서 그가 승상의 자리에 앉아 있었을 때에는, 秦나라도 趙나라를 함부로 업신여기지를 못했다. 
그도 그럴것이 모든 국민이 평원군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있어서, 
그의 명령이라면 국민들은 물불을 가리지 아니하고 그를 따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평원군이 1년전에 죽고, 이목이 승상자리에 오르자 국가의 기강은 급격히 어지럽게 되었다. 
 이목은 国利民福 따위는 생각조차 아니하고, 오로지 개인적인 영화에만 급급해 있었으므로, 
국민들이 그를 따를리가 만무했던 것이다.

그로 미루어 보면 올바른 영도자 한사람의 힘이 얼마나 위대했던가를 가히 알 수 있는 일이다. 

조왕은 이목애게 묻는다.
 "우리가 요청하면 楚나 魏가 응원군을 쉽게 보내 줄 것 같기는 하오?" 
이목이 대답한다. 
"물론입니다. 
우리가 요청하면, 그들이 응원군을 보내 줄 것은 틀림없는 일이옵니다."
 그러나 태부 곽계는 그 말에도 반대를 하고 나셨다. 
"대왕전하! 
소신은 승상의 그 말씀도 믿을 수가 없사옵니다. 
평원군께서 승상으로 계셨다면, 
魏의 信陵君이나 楚의 春申君 같은 분들과 义气相投하는 바가 있어서 응원군을 보내 주실 것이옵니다. 
그러나 평원군께서 이미 세상을 떠나셨으니, 
그들이 누구를 믿고 응원군을 보내 줄 것이옵니까?" 

그야말로 이목으로서는 참기 어려운 모욕적인 언사였다.
그리하여 그는 전신을 후들후들 떨며, 곽계에게 또 다시 호통을 지른다. 
"너 ! 이놈 네놈이 나를 모독해도 분수가 있지, 
내 앞에서 어찌 감히 그런 모욕적인 말을 함부로 씨부리느냐..... 
여봐라. 거기 누가 없느냐. 
저놈을 밖으로 끌어 내어 목을 쳐라."

...♡계속 해서 36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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