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郭启는 추호도 굽힐 줄을 모른다. 

"이 몸은 이미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기로 결심한 몸이옵니다. 
나라를 위한 말씀이라면 무슨 말인들 못 하오리까." 
"이놈이 아가리를 못 닥치겠느냐..... 
저 놈을 왜 당장 끌어 내어 목을 치지 않느냐?" 
임금 앞에서 감히 있을 수 없는 극한적인 논쟁이었다.

그것도 최고 통치자의 무능에서 오는 분란이라고 볼 수 밖에 없었다. 
趙王은 두 사람을 모두 달래듯, 두 손으로 허공을 짓눌러 보이며 말한다. 
"나라를 위하는 논쟁이니 고맙기는 하지만, 너무 흥분하지 말고 조용히들 상의합시다. 
国论이 이처럼 분분해 가지고서야 눈앞의 국난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 수 있겠소. 
남에게 응원군을 요청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 같으니, 
郭太夫의 말씀대로 우리 힘으로 타개할 방도를 강구하는 것이 좋을 것 같구료." 

丞相 李牧이 다시 말한다. 
"우리 힘으로 秦军을 막아 내려는 것은 달걀로 바위를 깨뜨리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옵니다. 
더구나 적장 王翦은 天下名将이라던데, 우리 힘으로 어떻게 그를 막아 낼 수 있으오리까. 
아무리 급해도 남의 힘을 빌려야 옳을 줄로 아뢰옵니다."
 "그럴까여?" 
최후의 결단을 신속히 내려야 할 趙王 자신이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으니, 나라 꼴이 제대로 될 리가 만무하였다. 

곽계는 왕의 태도를 보고 너무도 한심스러워서 눈물을 흘리며 승상에게,
 "여보세요, 승상!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도와 주신다고 하였소. 
싸워 보지도 아니하고, 앉아서 망하자는 말씀을 어떻게 하시오. 
당신같은 패배주의자가 국록을 먹어가며 국사를 좌지우지 해왔으니, 
이 나라는 이미 망해 버린 것이나 다름이 없게 되었소.
그러나 나는새도 죽을 때에는 <짹!> 소리를 자른다고 했는데, 2백년 사직이 망해가는 이 판국에 어찌 남의 힘만 믿고 싸움을 피하자는 말이오?" 
하고 마구 대들었다. 

趙王은 그 말에 감동을 받았는지, 곽계에게 묻는다. 
"우리가 총력을 기울여 싸우면 승리할 가망은 있겠소?"
 곽계가 대답한다. 
"国运이 경각에 달려있는 이 판국에, 어찌 승부를 가려가며 싸울 것이옵니까. 
질 때 지더라도, 싸울 수 있는 데까지는 싸워야 하는 법이옵니다.
 이대로 앉아서 망하면 千秋에 조소거리가 될 것이오니, 
大王께서는 조속히 결단을 내려 주시옵소서." 
그리고 왕의 결단을 촉구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이런 말까지 하였다. 
"오늘 밤 야음을 기해 기습을 감행하면 승리할 가망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옵니다." 

곽계는 물론 싸워보았자 승리할 가망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라가 망해가는 판국에, 어찌 싸워 보지도 아니하고 앉아서 망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기에 그는 이미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기를 주장했을 뿐이었던 것이다.
 趙王은 그제서야 용기를 얻었는지, 
"그러면 싸우기로 할 테니, 경이 앞장을 서 주시오."
하고 명한다. 
곽계는 어전을 물러 나오면서, 또 한 번 탄식을 마지 않았다.

(勇将之下에 弱卒이 없다고 했는데, 일국의 통치자가 저렇듯 우유부단해 가지고서야, 어찌 나라를 지탱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아아, 趙나라는 기어코 망하게 되었구나.....) 

太夫 郭启는 왕명을 받기가 무섭게 모든 군사를 2대로 나누어 가지고, 그날 밤 三更에 적진을 기습하기로 했다.
 승리를 하기 어려울 것을 알고 있기는 하면서도, 앉아서 망할 수는 없는 일이기에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려는 비장한 출전이었다. 

한편 秦将 王翦은 그날 밤 초저녁에 中军에 정좌하고 앉아서 占을 쳐보니, 놀랍게도 三刑风의 占卦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삼형풍의 점쾌>란, <적에게 야간 기습을 당하게 되리라>는 점쾌다. 
왕전은 그 점쾌가 나오자, 모든 장수들에게 긴급 소집령을 내렸다. 
때마침 초마가 급히 달려오더니, 
"적은 오늘 밤 기습을 감행해 올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중입니다."
 하고 알리는 것이 아닌가. 
왕전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알았다.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오늘 밤 우리는 크게 승리할 것이다."

 그리고 나서, 급히 소집한 장수들에게 작전명령을 내린다. 
"오늘 밤 적은 우리 진영을 기습해 올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8만 군사를 2만명씩 4대로 나뉘어 가지고, 2대는 邯郸城 부근에 잠복해 있다가, 적이 성을 나오거든 그 틈을 이용해 성안으로 일시에 밀고 들어가 성을 점령함과 동시에, 趙王을 생포해 버려라.
그리고 나머지 2대는 본진을 비워놓은 후본진 외곽에 잠복해 있다가, 
적이 내습해 오거든 炮声을 신호로 일제히 들고 일어나 일거에 적을 섬멸시켜 버려라. 
나는 2만 군사를 거느리고 후방을 지키고 있다가, 도망가는 적을 모조리 소탕하리라." 

그로부터 얼마 후 곽계가 군사를 몰고 기습을 위해 적진으로 나가자, 
秦军은 그 틈을 이용 성안으로 소리없이 몰려 들어가 한단성을 무혈 점령하였다.
 그리고는 대궐을 엄습하여, 조왕을 간단히 생포해 버렸다. 
그런데 곽계는 한단성이 함락된 줄도 모르고, 군사들을 독려해가며, 어둠을 뚫고 적본진에 집중적인 화력을 퍼부어 공격하였다. 

그러나 정작 적진 속으로 돌입해 보니, 적진은 텅 비워 있으며 적은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아차! 속았구나. 
그렇다면 빨리 회군하여 성을 지켜야 하겠다.) 
곽계는 크게 당황하여 군사들에게 퇴각명령을 내리고 돌아서는데, 
돌연 어둠 속에서 일발의 포성이 울리더니, 
秦军이 天地를 진동하는 함성을 올리며 前后左右에서 구름떼처럼 엄습하여 오는 것이 아닌가. 
곽계는 장검을 높이 치켜들고, 적을 향해 앞으로 달려나가며 큰소리로 외쳤다. 
"이 싸움은 나라를 지킬 수 있는 마지막 싸움이다. 
모든 병사들은 목숨을 걸고 적을 무찌르라."
그리고 자기자신 부터 장검을 비호같이 휘두르며 적군 속으로 뛰어 들었다. 
그러나 병사들은 겁에 질려서, 곽계를 따라오기는 커녕 도망칠 구멍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 
곽계는 적진에서 장검을 정신없이 휘두르고 있었으나 이미 제 정신이 아니었다. 

심복 부하 몇명만이 곽계와 함께 싸우며, 곽계에게 큰 소리로 간한다. 
"장군님! 
장병들은 모두 도망을 가고 싸우는 병사들은 우리들 뿐이옵니다. 
승리할 가망이 없으니, 우리도 후퇴를 하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곽계는 여전히 미친듯이 장검을 휘두르며 부하들에게 대답한다.
"나는 죽으려고 싸우는 것이지, 이기려고 싸우는 것이 아니다. 
나라가 망한 판국에 내가 이제 무슨 낯짝으로 살아 남기를 바라겠느냐.
너희들이 불쌍하니, 너희들만은 지금 당장 도망을 가거라. 
나의 마지막 명령이다." 
그러나 곽계의 심복 부하들은 한 명도 도망 가지않고 끝까지 함께 싸우다가, 
마침내 피투성이가 되어 곽계와 함께 장렬하게 전사하였다.

이리하여 趙나라는 开国(개국)한지 11대 1백 82년 만에 멸망하고 말았다. 

조나라를 완전 섬멸시켰다는 승전보가 올라가자, 秦王 政은 크게 기뻐하며, 곧 丞相 李斯와 大使 趙高 등을 대동하고 달려와 한단성에 정식으로 입성하였다. 
왕전은 진왕이 행차 하게되자, 조나라 백성들로 하여금 땅에 엎드려 秦王을 영접하게 했는데 엎드린 행렬이 무려 삼백 리가 넘었다.

 어제까지도 당당한 독립 국가의 백성은 그들이었건만, 
나라를 잃어 버림과 동시에 趙나라의 백성들은 진나라의 노예가 되었으니 나라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가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秦王은 邯郸城에 入城하자, 일찍이 荘襄王이 볼모로 잡혀와 있었을 때에 그를 핍박했던 무리와 그들의 삼족들을 모조리 색출하여, 
그들을 土坑 속에 모두 생매장해 버렸는데, 그 수효가 3만여 명에 이르렀다. 

그러나 趙나라의 太夫 郭启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최후까지 싸우다가 장렬하게 전사하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秦王은 크게 감동되어, 
"趙나라는 망했으되 곽계만은 만고의 충신이었으니, 그의 시체를 융숭하게 장사지내 주고 사당을 별도로 세워서 모든 백성들에 귀감이 되게하라."
하고 특별 명령을 내렸다.

그 모양으로 조나라를 완전 점령하고 나자, 진왕은 승상과 이사에게 묻는다.
"조나라는 평정해 버렸지만, 아직도 네 나라가 남아 있으니 이제는 어느 나라를 치는 것이 좋겠소?" 
이사가 대답한다.
 "다음은 魏와 燕의 순서가 되겠습니다만은, 그에 앞서서 긴급히 제정해야 할 법령이 있사옵니다." 
"그것이 무슨 법령이요?" 

"남아 있는 강국들을 모조리 평정하려면 많은 군사가 필요하므로 모든 남성들에게 징병제를 실시해야 하옵니다." 
"좋은 생각이오. 
그러면, 그 법령을 오늘로 제정하도록 하시오."

 이리하여 징병제도를 새로 실시하게 되었으니, 
그것은 인류 역사상 징병제도의 효시였던 것이다.

...♡계속 해서 37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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