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24.일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 교육센터에서 뜻 깊은 인권기자단 간담회를 마치고 건물 밖으로 나와 무심코 좌측으로 방향을 틀었다. 파란 신호등이 반짝 거리는 것을 보고 달음박질로 횡단보도를 통과했다.

 

2.28기념 중앙공원 초입에서 부터 어떤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현수막에는 “동성 간 성 행위자는 대한민국에서 물러가라.”라고 적혀 있었다. 오늘 서울보다 먼저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구에서 퀴어 문화축제가 열리는 것을 알고 있는 터라 여기가 대구 경북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퀴어 문화축제 저지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현장임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그들의 눈은 빛을 발하고 있었고 결사항전의 의지 같은 것이 엿보였다. 좌판대를 깔고 반대 서명도 받고 보도를 따라 어림잡아 100미터 정도의 길이에 사람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서서 저마다 다른 용어의 피켓을 들고 침묵의 홍보 내지 무언의 시위를 병행하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공원길을 따라 깊숙하게 들어가 세세하게 살펴보았는데, 다소 많은 사람들이 저지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대에는 청소년들이 춤을 추면서 자신의 의사를 담아내고 있었고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초미(焦眉)의 관심을 보이는 관중들이 예상보다 많은 것을 보고 놀랐다.

 

실명을 밝히기를 거부한 한 청년은 “청소년 에이즈와 동성애자 증가가 전국에서 가장 큰 대구에서 동성애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고, 군 입대를 목전에 둔 아들을 둔 어떤 아주머니는 “군에서 동성애를 허용한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걱정이 태산이라 발길 따라 나왔다며 한숨이 절로 나온다.”고 격한 마음을 토로 했다.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 중에는 대구 동신교회와 성일교회에서 나온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쌍방 간에 피켓을 빼앗고 찢어버리는 충돌이 있어 이를 막고 격리할 목적으로 운집한 경찰들 사이로 빠져 나와 이번에는 좌회전하여 대구백화점 방향으로 들어섰다.

 

이곳에는 소위 레즈비언과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성적 소수자들의 퀴어 문화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수개의 대형천막을 설치하여 무대까지 140 미터 정도 길게 늘어서서 성 소수자의 인권을 존중해 달라는 아우성을 치고 있다. 무대에는 기타를 연주하는 청년이 축제 분위기를 유도하고 있었다.

 

정의당, 녹색당, 유니크(영남대퀴어동아리), 퀘스트(대구대퀴어동아리), 퀴반스 (경북대퀴어동아리) 등 37개 단체가 부스를 설치하고 저마다 성 소수자의 인권을 주장하고 있는 현장이 목격 된다.

 

비온뒤무지개재단 공익 캠페인 “나는 앨라이(Ally)입니다"의 유인물을 보니 “성적 다양성을 인정하여 차별에 반대하며 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라고 강조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동성애가 에이즈의 주요 전파경로가 된다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통계 및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의 제3차 국민건강종합계획(2011~2020)을 보면 역학적 특성에서 남성동성애의 성 접촉이 전파경로인 것으로 인정된다는 보고가 있으며, 이러한 근거에 기반 하여 동성애를 반대하는 집회가 열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퀴어문화축제를 주최하는 측에서는 성 소수자의 인권을 존중하자는 주장이고 그 반대편에서는 동성애는 인권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는 실정이다. 양쪽의 주장은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지만 심히 우려되는 부분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극단적인 대립에서 벗어나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타협하여 절충점을 모색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라고 힘주어 주장하고 싶다.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

인권기자단 손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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