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강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읍 승격 60주년에 부쳐

 

 

 

2009년 5월 20일은 안강읍으로 승격하여 60주년을 맞는 뜻 깊은 날이다.

이날 안강읍사무소를 찾았을 때, 평소와 다름없는 조용한 분위기로 자축 애드벌룬이나 축하행사는 보이지 않았고, 거리에는 어래산 철탑 반대와 읍승격 60주년 경축현수막이 간간히 걸려 있어 가을들판 같은 황량(荒凉)함마저 느껴져 씁쓸하였다.

이호우 총무계장은 “가뭄이 겹친 농번기로 행사를 당장 치르는 것이 부적절해 오는 6월27일 공설운동장에서 초청인사 강연회, 문화행사 등 기념행사를 거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안강은 그 역사적 기록을 살펴보면 삼한시대 음계 대국으로 성립하여 신라시대 파사 이사금 23년에 비화현이라 칭하였고 통일신라시대 경덕왕 16년 주민의 평안함을 염원하는 뜻에서 안강현으로 개칭 의창군(영일군)으로 귀속되었으며 고려시대 현종 9년 경주군 안강현으로 복현 되었다가 조선시대 태조때 귀성현으로 개칭하였으며 정종때 다시 안강현으로 복현하였고, 고종32년 경주부를 경주군으로 개칭했다.

근대에는 1914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강서면으로 개칭되었다가 광복 후 1949년 5월 20일 안강읍으로 승격되었으며, 1955년 경주읍이 경주시로 승격되면서 군 명칭을 월성군으로 하였으며 그 중심에는 안강읍이 있었다.

1973년에는 천북면 청령리를 안강읍으로 편입했으며 1995년 경주시에 편입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안강은 면적이 138.69㎢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시인 군포시(36.4km2)보다 3배이고, 수원시(121.05km2)보다 조금 넓고 45개의 행정동이 있다.

현재 인구는 3만2843명(1만2626세대)으로 전성기인 1998년 5월경 3만8776명보다 6000여명이 감소되었다. 광활한 안강 평야의 쌀과 전국 최대의 한우(530호, 4398두) 및 젖소 그리고 찰토마토와 단감 그리고 좋은 인심은 우리고장의 자랑거리로 꼽을만하다.

또한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한 안강은 동해남부선 철도를 비롯하여 대구-포항간 28호선 국도, 68번 국지도, 건천 포항간 20번 산업도로, 최근 개통된 안현선 도로 등으로 동서남북으로 연결된다. 더군다나 대구-포항간 고속도로 4차선 도로가 완공되면 포항 신항만의 물류단지와 연결되어진다.

뿐만 아니라 <주>풍산 안강공장을 위시한 70여개의 기업체가 현재 공장의 연기를 내뿜고, 검단리 일대에 36만여 평의 일반산업단지 조성이 추진되고 있어 도농 복합도시로서의 잠재적 기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굽이굽이 흐르는 형산강과 산으로 둘러싸인 광활한 곡창지대, 흥덕왕릉과 옥산서원 등 문화재가 있고, 많은 인재가 전국 각지에 산재한 것은 무한한 발전가능성을 대변해 주고 있는 것이다.

안강은 특히 전쟁과 자연재해의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다. 6.25전쟁 때는 국군과 학도의용군이 필사적 각오로 적과 싸운 무공의 현장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유서와 함께 머리카락과 손톱, 발톱을 유품으로 남기고 결사대로 적진 깊숙이 침투하여 1300여명의 적을 사살하는 등 최대의 전과를 올린 국군백골부대 18연대의 전사(戰史)는 가슴을 찡하게 한다.

또한 그 유명한 1959년 사라호 태풍을 비롯하여 1987년 셀마, 1991년 글래디스 등 거의 해마다 자연재앙으로 농경지 침수, 주택파손, 인명피해 등을 감당하여야만 했다. 이제는 안강수해대책연구회(이중길)가 결성되어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읍민들의 가슴에 따뜻한 희망을!

이러한 질곡의 역사를 지닌 안강의 미래는 긍정과 부정이 교차한다. 읍승격 60년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발전의 속도는 미미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일각에서는 서술한 바와 같은 상당히 양호한 조건을 간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주의 변방으로 지역발전이 침체 되고 있다는 주장도 있고, 옛 지명인 강서(안강)와 강동을 통합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모두가 지역발전의 침체가 빚은 답답함에서 기인된 하소연일 것이다. 포항과 경주의 중간에 위치한 안강은 생활권으로 포항이 가깝고 시내버스나 택시요금도 오히려 저렴하다. 이 점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본다.

양 도시의 샌드위치가 될 것인가 아니면 슬기로운 지혜를 발휘하여 공생의 길을 모색할 것인가의 답은 읍민들의 몫이다.

양성자가속기 사업부지 유치와 도청유치의 실패에 대한 절망감도 점점 아물어가는 안강.지금부터는 읍민들의 뜻을 결집하여 긴긴 겨울을 이기고 경칩 시즌에 튀어 나오는 개구리의 비상처럼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전설의 도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둠이 내리니 넓은 평야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시원하고 개구리의 합창소리가 요란하다. 가뭄을 해갈하는 단비가 오고 있다. 60년의 짧지 않는 역사를 담고 차곡차곡 준비한 기반시설을 발판으로 안강의 발전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안강은 목숨바쳐 지켜온 옥토의 땅이다.안강 들판을 뚜벅 뚜벅 걸어가는 황소의 충직함같이 살아온 읍민들의 가슴에 따뜻한 희망의 메시지가 오월의 훈풍을 타고 좀 더 가까웠으면 좋겠다.

손승호기자 ssh305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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