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인터불고 호텔 건너편 금호강 둑에 서있는 시비를 보고,  어린 시절에, 제 고향 경주 변방 가마실의 형산강변에서 하염없이 멱을 감다가  힘이 지치면 예쁜 조약돌 위에 파란 하늘을 향해 벌렁 몸을 누이고는 부끄러움도 잊은체 풋고추 말리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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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불수호란행(不須胡亂行)

어지러이 걷지를 마라

 

금일아행적(今日我行蹟)

오늘 나의 발자국은

 

수작후인정(遂作後人程)

뒷 사람들의 이정표가 될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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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 지고 모래 파니 절로 집이 생기고,

                              뒷거름처  앞으로 가는 발도 많구나.

                              평생을 한 움큼 산골 샘 속에서,

                              강과 호수 물 얼마인가 묻지 않노라.

 

         이 시는 1515년 퇴계 이황 선생이 15세때 우물속 가재를 보고 지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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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왔더니

바다와 같이 당신이 생각만 나는구려

바다와 같이 당신을 사랑하고만 싶구려

 

구붓하고 모래톱을 오르면

당신이 앞선 것만 같구려

당신이 뒤선 갓만 같구려

 

그리고 지중지중 물가를 거닐면

당신이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구려

당신이 이야기를 끊은 것만 같구려

 

바닷가는

개지꽃에 개지 아니 나오고

고기비늘에 하이얀 햇볕만 쇠리쇠리하여

어쩐지 쓸쓸만 하구려 섦기만 하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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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별 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 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우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거외다.

자화상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단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이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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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

누군가를 이해하려고 마음먹으면
전부 이해할 수 있고
오해하고 미워하려고 마음먹으면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안 드는 게
사람 마음인 것 같아요.

마음이란 참 얄궂죠.
그렇다고 뜻대로 되진 않으니까요.

마음이란 결국 주고받는 것.
그래서 내가 준만큼 돌려받지 못하면
어떤 이유에서든 지치게 마련인 것 같아요.

당신에 대한
내 마음이 부족했던 것인지
나에 대한
당신의 마음 크기가 작았던 것인지
난 아직 잘 모르겠어요.

참 우스워요.
난 그냥 나일뿐이고,
당신은 그저 당신일 뿐인데,
사람 사이의 관계란
꼭 한쪽은 상처를 받게 되니 말이죠.

그러면서 깊어지거나
그러면서 멀어지게 되겠죠.
우리도 예외는 아닐 거예요.
궁금해요.
당신과 나는 어느 쪽이 될까요?

-정민선 ’내 마음도 몰라주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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