朱姫는 吕不韋에게 정색을 하고 묻는다.
"지금 이 나라의 임금은 누구의 아들이죠?"
"그걸 몰라서 물어 보는 거냐?
그러나 그런 말은 절대로 입 밖에 내어서는 안 돼!"
吕不韋는 그런 말을 다시는 못 하도록 단호하게 윽박질러 주었다.
그러나 朱姫는 오히려 나무라는 기색을 보이며,
"그 애를 그만큼 속여 왔으니, 이제는 实父(실부)가 누구라는 것을 사실대로 알려 주어야 할 게 아네요?
아버지가 아닌 사람을 십여 년 간이나 아버지라고 부르게 하느라고 내 마음이 얼마나 괴로왔는지 몰라요.
그러니까 이제는 그 애한테 모든 秘密을 터 놓기로 합시다."
어머니의 감정으로는 당연한 心情인지 모른다.
그러나 여불위 생각은 달랐다.
"네가 미쳤니?
이제 와서 그런 비밀을 털어 놓아 가지고 平地风波를 일으켜서 어떡하자는 거야.
이 나라의 实权만 장악하고 있으면 그만이지, 내가 그 애의 아비라는 것을 이제 와서 밝혀 가지고 어떡하자는 것이냐 말야."
여자가 感情的이라면, 남자는 现实的이라거나 할까.
吕不韋는 실속만 차렸으면 그만이지 구태여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러나 朱姫는 아비가 누구라는 것을 분명히 밝혀 주는 것이 어미의 의무인 것 같아서,
"그래도 天伦(천륜)을 속일 수는 없지 않아요."
"천륜?
하하하..... 잘 생각해 보라구.
만약 그 애한테 우리들의 비밀을 경솔하게 털어 놓았다가, 그 애가 우리한테 반발이라도 일으키면 그 일을 어떻게 처리하지?
그 애는 성격이 남달리 억센 편이거든.
그 애가 만약 반발이라도 일으키는 날이면, 우리 두 사람은 그날로 목이 달아나는 판이야.
그래도 秘密을 알려 주자는 말인가."
朱姫는 그 말에 기가 죽어서,
"당신 말씀을 들어 보니 그렇기도 하군요."
"荘襄王을 친 아버지로 믿고 자라 온 그 애한테 엄청난 비밀을 말해 주면, 어미를 어미로 여기기보다는 더러운 화냥년으로 간주하게 될 거야.
그렇게 되면, 우리 두 사람의 운명은 그날로 끝장이 나는 판이야.
그래도 좋다고 생각되거든 맘대로 하라구!"
朱姫는 <화냥년>이라는 말에 아무 대꾸를 못 하고 몸을 떨었다.
吕不韋는 그렇잖아도 비밀이 탄로되는 날이면 세상이 발칵 뒤집힐 것 같아서 진작부터 朱姫와의 关系(관계)를 청산해 버리고 싶었다.
그래서 이왕 말이 난 김에 이렇게 말했다.
"秘密이 탄로되면 큰일이니까, 우리들도 이제부터는 만나기를 삼가키로 하자구."
吕不韋의 입에서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朱姫는 대뜸 앙칼지게 반발하고 나왔다.
"그것만은 안 돼요.
죽으면 죽었지, 당신을 만나지 않고서는 못 살아요."
吕不韋는 朱姫와의 관계를 끊어 버리기가 무척 어려울 것 같아서 아무 대꾸도 아니 하고 한숨만 쉬었다.
그러자, 주희가 다시 입을 열어 말한다.
"당신 말씀을 나도 이제는 잘 알아들었어요.
그 애한테는 우리들의 관계를 말하지 않을께요.
그러나 우리가 만나는 것만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금과 같이 만나요."
"응, 알았어. 그러면 또 만나기로 하자구."
여불위는 부랴부랴 옷을 추려 입고 太后宫을 나오려 하였다.
그러자, 朱姫는 별안간 무슨 기발한 생각이라도 떠오른 듯 吕不韋의 팔을 움켜잡으며,
"우리 이렇게 하면 어떻겠어요."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거야?"
"그 애더러 당신을 仲夫라고 부르게 하면 어떻겠어요."
"중부?.....그건 또 무슨 소리야."
"당신은 그 애의 가짜 아버지였던 荘襄王의 生命의 은인이었으니까, 그 애더러 당신을 중부라고 부르게 할 수는 있지 않아요.
仲夫란, 작은 아버지라는 소리지만 그것도 아버지임에는 틀림이 없지 않아요."
여자들은 자기 자식에게 아비가 누구라는 것만은 기어이 알려주고 싶은 본능이 있는 모양이었다.
朱姫에게도 그런 집념이 강한 것을 알고 吕不韋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秘密만 탄로되지 않는다면 그런 것은 맘대로 하라구!"
여불위가 그 한마디를 내던지고 太后宫을 나오고 있노라니까, 문득 后苑에서 여자들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아! 저게 무슨 소리냐.)
이상한 예감이 들어서 발소리를 죽여 가며 후원으로 다가가 보니 아까 太后를 모시고 있었던 시녀들이 나무 그늘 아래에서 서로를 부둥켜 안고 돌아가면서,
"그것만은 안 돼요.
죽으면 죽었지, 당신을 만나지 않고서는 못 살아요."
하고 조금 아까 朱姫가 이불 속에서 앙탈하던 말을 곧이곧대로 조잘대며 깔깔거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물어 보나마나, 그녀들은 방문 밖에서 두 사람의 痴情行为(치정행위)를 낱낱이 엿듣고 있었음이 분명하였다.
(그렇다면 저 애들은 우리의 비밀을 모두 알고 있을 것이 아닌가. )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제 아무리 대담무쌍한 吕不韋도 공포감을 금할 길이 없었다.
그리하여 그는 시녀들 앞으로 불쑥 다가오면서,
"너희들, 거기서 무엇들 하고 있느냐."
하고 호통을 지름과 동시에, 가슴 속에 품고 있던 비수로 두 시녀를 즉석에서 찔러 죽이고 말았다.
그로써 비밀 탄로를 사전에 봉쇄해 버릴 수 있는 것은 천만다행이었다.
그러나 그 비밀이 과연 얼마나 계속될 수 있을 것인가.
꼬리가 길면 언젠가는 반드시 밟히게 마련이기에 吕不韋에게는 朱姫와의 关系가 점점 골칫거리가 되고 있었다.
...♡계속 26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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