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 논설고문


‘코리아 포비아’ 급속히 확산

건국 이래 최악의 국민 受侮도

文 지지자 속속 돌아서는 이유

코로나 재앙에 또 ‘이게 나라냐’

대통령 임기 너무 많이 남았다

‘문비어천가’ 듣고 취해선 안돼

최근 나타난 현상인 ‘코리아 포비아(Korea Phobia)’가 세계에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국민은 건국 이래 경험하지 못한 최악의 수모(受侮)까지 겪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 규모가 발원지인 중국에 이은 2위이면서 연일 무더기로 폭증까지 하는데도, 문재인 정부의 무능·무책임은 여전한 탓이다. 한국인 입국을 금지·제한하는 나라가 지난 5일 기준 유엔 회원 193개국의 절반을 넘었다. 중국 거주 한국인들은 중국인이 집단으로 귀가를 막아 한동안 호텔에서 지낼 수밖에 없도록 강요받는가 하면, 집의 입구가 못질한 각목으로 막혀 바깥출입을 봉쇄당하기도 한다.

심지어 북한의 김정은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한국 조롱에 나섰다. 지난 3일 ‘담화’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남조선에 창궐하는 코로나비루스가 연기시킨 것이지, 그 무슨 평화나 화해와 협력에 관심도 없는 청와대 주인들의 결심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알고 있는 사실” 운운했다. 하루 전의 북한 초대형 방사포 발사에 대한 청와대의 미지근한 유감 표명조차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 “세 살 아이” “완벽한 바보” 등 막말·욕설 대상으로 삼았다. 그래도 ‘대북 환상(幻想)’에 빠진 청와대는 김정은 심기를 살피며 ‘입장을 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또한 국민 모욕이다.

이런 작금의 현실은 문 대통령 취임사를 또 돌아보게도 한다. “제 가슴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뜨겁다”고 했다. “힘들었던 지난 세월 국민은 이게 나라냐고 물었다. 오늘부터 나라다운 나라답게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다”고도 했다. 임기 절반을 넘긴 지금 어떤 나라인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참담한 현실의 나라’ ‘이게 나라냐’ 등으로 분노와 절망감을 토로하는 일이 국민 다수 사이에 일상화했다. ‘희대(稀代)의 위선자’를 청와대 첫 민정수석비서관에 이어 법무부 장관으로도 임명 강행한 사실을 두고 쏟아졌던 개탄이, 울산시장 선거에서의 ‘문 대통령 30년 지기의 당선을 위한 공작’ 혐의를 두고 재연되더니, 코로나19 재앙에 거듭 폭발한다.

문 대통령을 지지했던 인사들도 속속 돌아서고 비판하는 이유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그중 한 사람이다.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은 노무현이 아니다. 문재인 정권은 노무현 정신을 배반했다. 철저히, 아주 철저히”라고 한 그는 지난 1월 9일에는 “인식·판단·행동을 보면 일국의 대통령보다는 PK 친문(親文) 보스에 더 잘 어울리는 듯”하다며 “이미 실패한 정권”이라고 했다. “옛날엔 잘못하면 미안해하는 척이라도 했는데, 요즘은 잘못한 놈은 떳떳하고, 떳떳한 놈이 미안해해야 한다. 뭐 이런 빌어먹을 경우가 다 있느냐”고도 했다. 국회법에 따라 국회사무처에 지난달 28일 접수되기 시작한 ‘문 대통령 탄핵 촉구’ 국민동의청원이 상임위원회 심사 요건인 ‘30일간 10만 명 이상’을 불과 3일 만인 지난 2일 충족된 배경도 달리 없다. 청원문은 ‘코로나19 사태의 문 대통령 대처를 보면 볼수록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닌 중국의 대통령을 보는 듯하다. 더 지켜보기만 할 수 없다’고 한다.

문 대통령을 잘못 뽑은 후과(後果)가 참혹하다고 느끼는 국민이 많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사례는 이 밖에도 수두룩하다. 전국 377개 대학의 교수 6000여 명이 가입한 사회정의를바라는전국교수모임은 지난달 28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마치 대한민국 전체가 또 하나의 세월호가 되어 침몰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중국 우한발(發) 코로나19가 국민의 일상을 마비시켜가고 있다. 온 국민이 이렇게 지역을 불문하고 그 끝을 모른 채 불안해하는 것은 유례가 없었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정권만 보이는 무정부 상태다’라고도 했다. ‘대통령과 집권당의 제1차적 책임이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자유, 재산을 지켜주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정권의 행태는 이와 완전히 거리가 멀다’고 덧붙인 그 성명이 그 교수들만의 의견에 그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나마 문 대통령은 분명히 알아야 할 때다. 독선(獨善)과 아집(我執)의 ‘내 편 코드’에 계속 갇힌 채 ‘문(文)비어천가’에만 귀를 열고 취해선 ‘나라다운 나라’에서 더 멀어지고, 2022년 5월 10일까지인 문 대통령 임기가 너무 많이 남았다고 믿는 국민도 훨씬 더 많이 불어날 수밖에 없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