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석(上下席)의 기준

 

 같은 장소에 합석하는 사람은 당연히 상하의 위계가 있기 마련이다. 위계가 정해지면 앉거나 설 때의 위치도 위계에 의해 차례를 맞추어야 할 것이다. 웃어른이 상석이고 아랫사람이 하석이어야 위치에 의한 위계질서가 지켜진다.

 

 1) 산 사람은 동쪽이 상(上)이다.

 

 좌석을 동과 서로 배치할 때는 동쪽이 상석이고, 서쪽이 하석이 된다.

 동쪽은 해가 뜨고 밝음이 오는 곳이라 양(陽)이고, 서쪽은 해가 지고 어둠이 깃드는 곳이라 음(陰)에 해당한다. 산 사람은 당연히 해가 뜨는 곳을 위로해야 되기 때문에 동쪽을 상석으로 하는 것이다.

 [생자이동위상(生者以東爲上) 사자 이서 위상(死者以西爲上) 신위 이서 위상(神位以西爲上) 자손 이동 위상(子孫以東爲上)]

 

 2) 중앙과 양단(兩端)은 중앙이 상이다.

 

 좌석을 중앙과 양쪽 날개로 배치할 때는 중앙이 상석이고, 양쪽 날개가 하석이 된다. 실제적으로 중앙에 웃어른이 앉고 그 좌우에 아랫사람이 앉는다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문제로서 재론할 필요가 없다.

 또한 중앙이 상석이 되는 이유는 북방 상천설(北方上天說)에 근거한다. 별 중에서 가장 높은 별은 북극성인데 북극성은 중심에 있으면서 움직이지 않고, 북극성보다 낮은 주변의 별들이 북극성의 주위를 회전한다. 중앙이 높고 주변이 낮으니까 중앙이 낮은 것이다.

 

 3) 북쪽과 남쪽은 북쪽이 상이다.

 

 북쪽에 앉으면 남쪽을 향하게 되고 남쪽의 좌석은 북쪽을 향하게 된다. 북쪽을 상으로 하는 이유는 두 가지인 바, 그 첫째는 북방 상천설로서 우주의 회전축이 북극성이고 회전축이 가장 높은 중심이며 그 회전축인 북극성이 북쪽에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태양광선은 생명의 원천인 바, 북쪽에 위치해야 남쪽을 향할 수 있어 태양광선을 가장 많이 받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도를 그릴 때도 북쪽을 위로하고, 제례의 신위를 북쪽에 뫼시는 이유도 북쪽을 상(上)으로 해서이다.

 [존장 남향 위제(尊長南向爲帝)]

 

 4) 높은 곳과 낮은 곳은 높은 곳이 상이다.

 

 웃어른이 높은 곳에 앉고 아랫사람이 낮은 곳에 위치한다는 것은 우리의 상식이다. 의식 행사장을 설치할 때 단상과 단하를 구분하고, 단상에 웃어른이 위치하는 이유도 높은 곳을 상으로 해서이다.

 

 5) 앞쪽과 뒤쪽은 앞쪽이 상이다.

 

 좌석의 배치는 어떤 목적과 목표를 향해 설치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앞쪽이 목표에 가깝고 뒤쪽이 목표에서 멀게 된다. 당연히 목표에 가까운 앞이 상이 된다.

  또한 웃어른이 아랫사람을 거느리는 것이고 앞에 있어야 모두를 거느릴 수 있기 때문이다.

 

 6) 편리와 불편은 편리한 곳이 상이다.

 

 웃어른을 편리한 곳에 모시고 아랫사람이 불편한 위치에 있어야 함은 당연한 것이다. 승용차를 탈 때에도 타고 내리기 편리한 자리가 상석이고, 관광여행에는 경치를 구경하기 편리한 창 쪽이 상석이고, 달리는 차에서는 달리는 쪽을 등지는 것보다 향(向)하는 것이 편리하다.

 

 7) 깊은 안쪽과 얕은 바깥쪽은 깊은 쪽이 상이다.

 

 사무실에 좌석을 배치할 때도 안쪽에 높은 사람이나 책임자가 출입문을 향해 앉고, 그 바깥 출입문 쪽으로 아래 직원들의 좌석이 배치된다.

 이것은 웃어른이 안쪽에서 아랫사람을 관리하면서 바깥쪽을 향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이다.

 

 8) 안전한 곳과 위험한 곳은 안전한 곳이 상이다.

 

 아랫사람은 웃어른을 안전하게 모시는 것이 당연한 공경의 도리이다.

 

 9) 상석에 가까운 곳이 상이다.

 

 여러 개의 좌석을 배치함에 있어서 최상위자를 상석에 모시고, 그다음 차례의 순위자가 앉는 자리도 위계에 의한 차례에 따라 정할 필요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당연히 상석에서 먼 곳보다 가까운 곳이 상석이 된다.

 

 10) 남자와 여자는 남자가 상이다.

 

 남녀가 좌석에 위치할 때 남자가 상(上)인 것은 남존여비 사상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남자와 여자로서가 아니라 양(陽)과 음(陰)으로 해석해야 한다. 남자는 양이고 여자는 음이며, 양인 하늘이 위에 있고 음인 땅이 아래에 있기 때문에 양(陽)이 상(上)이고 음(陰)이 하(下)라는 의미 있다.

 남자인 아버지가 동쪽에 앉고 여자인 어머니가 서쪽에 앉으며, 전통혼례에서 신랑과 신부가 서는 위치도 남자인 신랑이 동쪽이고 여자인 신부가 서쪽이며, 제례를 지낼 때 자손들이 북쪽의 신위를 향해 설 때 남자 자손이 신위의 좌측인 동쪽에 서고 여자 자손이 신위의 우측인 서쪽에 선다.

 남좌여우는 남 동여서(男東女西) 임을 알 수 있다.

 

 11) 상하석의 기준이 상충되면 목적에 맞게 한다.

 

 위에 설명한 상하의 기준에 맞춰서 위치를 정할 경우 어떤 기준으로는 상석의 위치가 다른 기준으로는 하석이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런 때는 그 좌석 배치의 목적에 맞는 기준을 선택해서 배치한다.

 동쪽과 서쪽은 동쪽이 상이므로 웃어른을 동쪽에 위치하게 하려니까 편리와 불편의 기준으로 볼 때는 오히려 상석이 불편한 위치가 된다는 경우와 같은 것이다.

 

 12) 문관(文官)과 무관(武官)은 문관이 상석이다.

 

 문반은 동쪽 즉 상석에 위치하고 무반은 서쪽에 선다.

 이를 일러 양반이라 한다.

  [문동반 무 서반 시위 양반(文東班 武西班 是爲兩班)]

 

 13) 생자(生者)와 사자(死者)는 다르다.

 

 이상의 상하석은 산 사람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그러나 죽은 사람의 경우는 산 사람의 경우와 다르다. 

 위에 설명한 2)항부터 9)항까지는 생사에 관계없이 적용되지만 동쪽과 서쪽의 경우는 생자와 사자가 정반대가 되어 죽은 사람이나 무생물은 서쪽을 상으로 한다. 그 이유는 산 것은 살았다는 사실이 양(陽)이므로 양의 방위인 동쪽을 상으로 하지만, 죽은 것은 곧 음(陰)이므로 음의 방위인 서쪽을 상으로 하는 것이다. 또한 산 사람은 ‘밝은 세상[양계(陽界)]’에 있으니까 해가 뜨는 동쪽을 상으로 하지만 죽은 사람은 ‘어두운 세상[음부(陰府)]’으로 갔으니까 해가 지는 서쪽을 상으로 한다.

 때문에 제례에 신위를 모실 때와 시체를 매장할 때에는 서쪽을 상으로 해 웃어른의 신위나 시체를 서쪽에 모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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