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토트넘홋스퍼의 연봉 1~3위 선수가 모두 이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그 중엔 손흥민도 포함된다. 나머지 두 선수의 거취에 따라 손흥민의 이적 가능성도 달라지게 된다.

최근 해리 케인의 이적설이 화제다. 케인은 토트넘 유소년팀 출신 간판 스타지만, 지난달 인스타그램 라이브 인터뷰 중 "토트넘이 발전하거나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느끼지 않을 경우, 토트넘을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이곳에 남을 사람은 아니다"라는 말을 했다. 이후 이적설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비교적 검증된 소식을 다루는 `스카이스포츠` 역시 토트넘이 케인의 이적료로 2억 파운드(약 3,038억 원)를 책정했다며 타국 구단으로는 이적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고 공격수인 케인은 레알마드리드, 유벤투스, 맨체스터시티, 맨체스터유나이티드 등과 폭넓게 연결되고 있다.

탕귀 은돔벨레 역시 이적설이 자주 제기되는 선수다. 은돔벨레는 이번 시즌 큰 기대를 받으며 영입됐지만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일관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 중인 가운데, 주제 무리뉴 감독이 일부 선수들을 공원으로 불러내 훈련시켰다가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날 소집된 선수들의 면면을 볼 때 무리뉴 감독이 불만을 가진 `나머지 공부` 대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은돔벨레가 그 중 한 명이었고, 이적설이 더 잦아지는 계기가 됐다. 토트넘이 계속 은돔벨레의 기량에 불만을 가진다면 비교적 저렴하게 영입할 수 있다는 기대 아래 바르셀로나 등이 접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이적설은 손흥민의 거취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손흥민은 비교적 이적설이 드물었지만, 토트넘 상황에 변화가 없다면 떠날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선수에 속했다. 2018년 병역혜택, 2018/2019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맹활약을 통한 가치 상승이 이어진데다 28세는 마지막으로 빅 클럽으로 이적할 수 있는 적기다.

문제는 토트넘의 팀 내 사정과 결부돼 있다. 토트넘은 맨유, 맨시티, 리버풀, 첼시, 아스널 등 빅 클럽들의 아성에 도전 중이었지만 수입은 더 적은 팀이기 때문에 연봉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 처지였다. 최근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을 건설하며 자금 압박이 심해진데다 코로나19로 수입이 끊겼다. 고액 연봉자들이 재계약을 요구할 경우 내보낼 가능성이 높다. 이미 손흥민과 동갑인 간판 플레이메이커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연봉인상을 요구하자 지난 1월 미련 없이 인테르밀란으로 이적시킨 바 있다. 간판 센터백 듀오와 재계약을 맺으려 진통을 겪은 끝에 토비 알데르베이럴트만 붙잡고, 얀 베르통언은 이적시킬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케인, 은돔벨레, 손흥민은 팀내 연봉 최상위권이다. 케인과 은돔벨레의 연봉은 1,040만 파운드(약 159억 원), 손흥민은 728만 파운드(약 111억 원)알려져 있다.

자금 압박이 없더라도 토트넘이 세 선수 모두 연봉을 올려주긴 어렵다. 특히 케인과 손흥민은 다른 팀들의 구애도 있기 때문에 재계약을 맺을 경우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다. 둘 중 한 명만 붙잡을 것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돼 왔다.

선수가 이적 의사를 밝히기 전이라면, 케인을 잔류시키고 손흥민을 이적시키는 경우를 예상하기 쉬웠다. 케인은 유소년팀 출신에 잉글랜드 대표팀 주전이라는 상징성이 더 큰 선수다. 그러나 케인이 이적 의사를 밝히고 다른 구단들이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상황이라면 토트넘 입장에선 케인과 은돔벨레를 모두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 경우 토트넘이 적극적으로 손흥민에게 재계약 제의를 보낼 수 있다. 토트넘이 예상 못 한 거액에 재계약을 제안한다면 손흥민 역시 잔류를 고려할 만하다.

토트넘 최고연봉을 받는 케인과 은돔벨레, 연봉 3위 손흥민의 거취는 서로 연결돼 있다. 세 선수는 자신에게 들어오는 이적 제안뿐 아니라 동료의 거취까지 신경을 쓰며 미래를 구상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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