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영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런던의 템스 강변에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산책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쪽 귀퉁이에 한 거지노인이 다 낡아빠진 바이올린을 들고 연주를 하며 구걸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낡아빠진 바이올린에서 나오는
음악소리는 신통치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별로 관심을 기울여주지 않았습니다. 

거지노인이 벗어놓은 모자에 
동전을 던져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웬 낯선 외국인 한 사람이 그 곁을 지나다가 잠시 걸음을 멈추고, 
거지노인이 열심히 연주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았습니다.

거지노인은 다 떨어진 외투를 입고 있었습니다.
신발도 떨어져서 너덜너덜했습니다.
머리도 제대로 감지 못해서 덥수룩한 상태였습니다.
보기에도 처량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외국인은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측은한 마음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할아버지, 죄송하지만 지금 제 수중에 준비된 돈은 없습니다. 
그러나 저도 바이올린을 좀 다룰 줄 아는데, 제가 할아버지를 대신해서 잠시 몇 곡만 연주해 드리면 안되겠습니까?"

거지노인은 잠시 쉬기도 할 겸해서 그 낯선 외국인에게 낡은 바이올린을 건네주었습니다.

외국인은 그것을 손에 쥐고서
천천히 활을 당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낡아빠진 바이올린에서 놀랍도록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왔습니다.

그 소리를 듣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한 사람씩 두 사람씩 걸음을 멈추고서는 외국인이 연주하는 음악에 매료되고 말았습니다. 

한 곡이 끝나자 사람들은 박수를 쳤습니다.
두 곡이 끝난후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거지노인은 자기가 벗어놓은 모자를 들고서 사람들에게 다가갔습니다.
모두가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어 노인의 모자에 넣었습니다.
순식간에 돈이 수북히 쌓였습니다.
그것도 한 푼 두 푼 던져주는 동전이 아니었습니다.
돈의 단위가 높았습니다.
모두가 지폐를 꺼내어서 모자에 넣었던 것입니다.

갑자기 몰려든 사람들을 보고서 경찰관이 놀라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경찰관마저도 다 낡아빠진 바이올린에서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선율에 매료되어 그도 물끄러미 바라보며 감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경찰관도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어 거지노인의 모자에 넣었습니다.

이제 연주가 끝났습니다.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박수를 쳤습니다.

그때였습니다.
그곳에 서 있는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저 사람은 바로 파가니니이다, 
그 유명한 '파가니니'다!"

이탈리아의 니콜로 파가니니(1782~1840)는 바이올린의 귀재로 잘 알려진 인물입니다.
'바이올린의 마술사'라고도 하는 세계적인 바이올린의 명연주가입니다.

그 사람이 런던에 연주차 왔다가 호텔에 머물러 있으면서 잠시 시간을 내어
템스 강변을 산책하기 위해서 나왔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불쌍한 거지노인이 바이올린을 힘겹게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측은하게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를 위해 대신 몇 곡을 연주해 주었던 것입니다.

바이올린의 명연주자 파가니니의 마음이 참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생각해 보아야 될 것이 있습니다.

다 낡아빠진 바이올린이었지만, 
그것이 누구의 손에 잡혀 연주되느냐에 따라서
그 소리는 엄청난 차이가 났습니다.

거지노인이 그것을 연주할 때는 형편없는 소리였지만,
파가니니의 손에 그것이 들려져서 연주되어질 때는 아름다운 소리를 내었던 것입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하느님 앞에서
우리는 보잘 것 없는 악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 손으로 내 인생을 연주하려 들지 말고
전능하신 분의 손에 맡겨야 합니다.
그러면 내 인생의 멜로디는
지극히 아름다울 것입니다.

비록 볼품없는 악기라 할지라도  
전문가의 손에 들려지면
그것의 존재가치는 이처럼 180°로 달라져 버립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집니다.
누구의 손에 맡겨지고 연주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의 질과 행복 그리고 미래가 결정됩니다.

내 악기를 탓하지 마십시오.
참으로 명연주자이신 우리 주님께 우리 자신을 맡깁시다.

주님은 우리의 생애를 연주하시길 원하십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사용하시기를 원하십니다.

그 주님 앞에 여러분의 생애를 맡기시겠습니까?
아니면 내 못난 모습이 남김없이 드러나도록 
내 스스로 연주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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