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王翦은 荆州城 근처에 진을 치고 나서도 싸울 생각은 아니하고 참모들에게 이런 군령을 내렸다. 

"우리는 이곳에서 일 년쯤 주둔할 예정이니, 병사들은 오늘부터 농사지어 먹을 준비를 하게 하여라." 
참모들은 그 말을 듣고 어인이 벙벙해 하였다.
 "아니, 우리는 싸우러 온 것이지, 농사를 지으려고 온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내가 그것을 모르고 말한 줄 아느냐. 
楚军은 强军이기 때문에 승리를 조급하게 서두르다가는 반드시 실패하게 된다. 
그러므로 장기전으로 나갈 각오를 해야만 인명 피해도 줄이고 승리도 우리가 거두게 될 것이다." 
老将 王翦의 远谋深虑에 모두들 혀를 내둘렀다. 

한편, 楚나라는 왕전이 60만 대군을 거느리고 왔음을 알고 크게 긴장하였다. 
楚의 대장 项燕은 장수들을 모아놓고 말한다. 
"적장 왕전은, 우리가 지난번에 격파한 이신 따위의 풋나기 장수가 아니다. 
그는 胸中에 깊은 계략을 품고 있는 명장이니 함부로 나가 싸울 생각 말고, 성문을 굳게 잠근채 수비만 견고하게 하라." 
이리하여 초군도 방위 일변도의 태세만 굳게 갖추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이따금 싸움을 걸어봤으나, 秦军은 일체 대적하지 않았다. 

왕전은 날마다 각 부대 일선 장병들과 숙식을 함께 하면서, 입버릇처럼 이렇게 말했다. 
"너희들은 뭐든지 먹고 싶은 대로 배불리 먹어라.
너희들이 잘 먹고 잘 싸워 줘야만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다."
 최고 사령관이 그렇게 나오므로 병사들은 사기가 크게 앙양 되어서, 그들은 저마다 입을 모아 이렇게 맹세하였다. 
"장군님을 위해서라면, 저희들은 신명을 다해 싸우겠습니다."

 왕전은 60만 군사를 이동하여 楚都의 코앞에 진을 쳐놓았다. 
그러나 진만 쳐놓았을 뿐 일체 공격할 기세를 보이지 아니하니, 성안에 갇혀 있는 초군은 몸이 달아 올랐다. 
마치 고양이가 쥐를 독 안에 몰아넣고 나서, 쥐가 공간에서 뛰어 나오기를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과 똑같은 형태였다. 

초장 항연은, 완전히 장기전을 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처음에는 코웃음을 치며 크게 비웃었다. 
"왕전은 지략이 풍부한 백전 노장인 줄로 알고 있었는데, 이제보니 아무것도 아니구나.
60만 군사를 무슨 军粮으로 먹여 살리려고 장기전을 편다는 말이냐?"
 그러나 첩자들의 보고에 의하면, 왕전은 장기전에 대비하여 병사들로 하여금 농사를 짓게 하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 
첩자들은, 적병들은 어느 사이에 밭을 갈고 씨를 뿌려서, 농사가 大豊을 이루어 가고 있다고 보고했다. 
사태가 그렇게 되고 보니, 그일을 오래 끌수록 불리한 자는 초나라일것 같았다.

 초장 항연은 석 달이 넘도록 笼城을 계속해 오다가, 이제는 더 이상 참고 견딜 수가 없어서, 마침내 副将马忠에게 이런 군령을 내렸다.
 "秦军은 싸울 생각은 없고 농사만 짓고 있다하니, 우리는 이 기회에 적을 섬멸시키야겠다. 
나는 군사를 이끌고 적의 후방으로 돌아가 적을 공격해 나올테니, 마 부장은 전면으로 적을 쳐 나오라.
 전후에서 협공하면 반드시 적을 섬멸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항연은 야음을 기해 20만 대군을 이끌고 진군의 후방으로 우회해 나갔다. 

그러나 첩자들을 거미줄처럼 보내놓고 있는 왕전이 그와 같은 적의 기밀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는 삼군을 비상 소집해 놓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군사란, 하루를 써먹기 위해 백년을 길려  오는 것이다. (兵者飬之百年用之一日). 
楚军은 오늘밤 전후방에서 협공해 공격해 올 것이다. 
그러면 전투에 어려움을 격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30만씩 두 부대로 나누어, 
나는 후방으로부터 공격해 올 적을 공격해 나갈 테니, 
다른 부대는 城下에 미리 잠복해 있다가 马忠이 성문을 열고 나오거든 그 기회를 이용해 총공격을 퍼부어 일거에 荆州城을 점령해 버리도록 하라.

 우리가 개선군으로서 고국에 돌아가 사랑하는 부모 형제를 반갑게 만나 볼것인가, 
아니면 楚国荒野에서 영원한 孤魂으로 해매야 하느냐, 
우리들 자신의 운명은 오로지 오늘 밤의 승패 여하에 달려 있다. 
각자 사력을 다해 필승을 하여 주기 바란다."
왕전 장군의 호소는 가슴을 찌를 듯 간절해 60만 대군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듯하였다. 

왕전은 각 부대에 군령을 내리자, 副将蒙先은 30만 대군을 이끌고 급히 형주성으로 출동하였다. 
왕전 자신도 30만 대군을 이끌고, 장차 적군이 우회해 올 후방으로 출동하였다. 
楚将项燕은 그런줄도 모르고, 적의 후방으로 급히 이동을 시작했다. 
왕전은 적이 가까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일거에 기습을 감행하니 항연은 크게 당황하였다.
 그리하여 양군은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일대 격전이 전개되었다. 
함성과 비명속에 창검의 부딪혀 번개처럼 번쩍이고, 彼我를 분별하기 어려운 어둠속에서, 한없는 아우성은 그야말로 阿鼻叫唤의 대혼전이었다. 
초장 항연도 천하의 명장인지라, 전격적인 기습에 당황을 하면서도 결코 녹녹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쪽은 선수를 쳐서 공격을 퍼붓는 편이요, 한쪽은 수세에 몰린 방어 위주의 반격이고 보니, 승패의 결과는 판가름 나고 말았다. 

초군이 크게 패하자, 마침내 대장 항연은 왕전을 상대로 백병전을 전개할 수 밖에 없었다. 
두 장수는 바람처럼 달려나가 싸우는데 창검 부딪치는 소리가 불꽃튀기듯 들려왔다. 
그러나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았다.
10합, 20합, 30합..... , 
마침내 노장 왕전은 숨을 헐떡거리며 급히 쫓기기 시작했다. 
항연은 승부를 지을 때는 바로 지금이다 싶어서, 비호같이 달려들며 늙은것이 도망을 가면 어디로 가냐며 왕전의 등줄기를 장창으로 찔러 버리려는 바로 그 순간, 왕전은 몸을 제비같이 옆으로 피하며 장창을 후려치니 항연은 일격에 말에서 떨어져 땅위에 나뒹굴어 버린다. 
왕전의 거짓 쫓김에 속아 항연은 어이없이 전사해 버린 것이다.

격전이 계속되는 사이에 어느덧 날이 밝았다. 
왕전은 항연을 죽이고 나자, 소리를 높여 초군들에게 외친다. 
"너히들 대장 항연은 이미 내 손에 죽었다. 
항복하면 살려줄테니, 모든 장수들과 병사들은 항복하라." 
항연이 죽었다는 사실에 경악하면서도 얼른 항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왕전은 군인으로서 항복이란 치욕적인 굴복이란 것을 알고 있기에,
 "패전의 책임은 오직 대장에게만 있을 뿐이다.
 어리석은 생각으로 귀중한 목숨을 버리지 말고 항복하라. 
항복하는 자는 부모 처자식이 기다리는 고향으로 보내주겠다" 
고 제안하자, 초군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리하여 산속에 숨어 있던 초군 장수들은 한두명씩 걸어나와 왕전 장군 앞에 무름을 끓는다. 
무언의 항복이었다.
왕전은 그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 일으키며 말한다. 
"그대들이 싸움에는 졌지만, 내 어찌 그대들에게 장수로서 礼遇를 소홀히 할 수 있으랴. 
그대들은 곧 고향으로 돌려보니 주겠소."
 그리고 또다시, 산속으로 향하여 큰소리로 외친다.
 "싸움은 이미 끝났다. 항복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있는 자는 속히 나오라.
그대들의 부모 처자를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는 오직 이번뿐이다."
 그러자 산속에 숨어 있던 초장과 병사들은 저마다 손을 들고 나왔다.
왕전은 뒷수습을 깨끗이 지시하고 나서 형주성으로 급히 달려갔다. 

형주성은 부장 몽선이 이미 성을 점령하고, 백성들에게 선무 공작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었다. 
"초왕 负刍는 어찌 되었는가?" 
왕전의 질문에 몽선이 대답한다. 
"마충의 군사를 쳐 부수고, 형주성내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살해해 버렸습니다."
 "수고가 많았네. 
이로써 초를 완전히 섬멸시켜 버린 셈이구먼!" 

강대국으로 자처해 오던 초나라는, 나라를 새운지 41대 8백 92년 만에 진나라에 의해 패망한 것이다. 

왕전은 초를 점령하고 나자  몽선에게 초군을 지키게하고 자기는 나머지 군사를 거느리고 급거 귀국하였다. 
그리하여 진왕에게 승전 보고를 올리며, 
"늙은 몸이 싸움에 이기고 돌아왔사오니, 대왕께서는 노신의 소원대로 荘园을 하나 하사해 주시옵소서." 
하고 미리 부탁해 두었던 소원을 되풀이하여 말했다. 말할 것도 없이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한 술책이었다.

 진왕은 왕전의 전공을 크게 치하하며 말한다. 
"장군이 아니었다면 强楚를 어찌 그처럼 쉽게 정벌할 수 있었으리오.
장군의 노력으로써 天下统一의 대업이 한 걸음 눈앞에 성큼 다가온 셈이오. 
장군의 소원대로 장원을 하사할 뿐만아니라, 특별히 侯爵으로 봉하여, 국가의 최고 원로로 대접하겠소."

이리하여 왕전은 秦王에게 아무런 의심도 사지 아니하고 노후를 안락하게 보낼 수 있게 되었다.

...♡계속 해서 42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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