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념(無念)

 

무상은 덧없다라는 소리가 아니라, 세상에는 변치 않는 것은 없으니 그 어떠한 것에 집착할 필요도 욕심낼 필요도 미련을 둘 필요도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무상'이라고 하면 꼭 '인생무상'을 생각하고 '인생은 덧없다 그러니 해서 무엇하리'하는 자괴감이나 허탈감, 공허함 같은 것을 생각합니다. 자칫 허무주의로 빠질 수 있는 거죠.

 

그러나 그것은 삶을 잘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 해석하는 것이고, 본래는 그 반대입니다. 인생에 있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출세, 욕망, 권력, 돈, 욕정' 같은 것들이 사실상 시간이 지나면 그 가치를 잃어버리므로 진실로 변치 않는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서 변하는 가치는 꼭 필요한 만큼만을 가지면 된다는 소리입니다.

 

무상은 '없을 무, 항상 상'입니다. 지금 이 순간 님 앞에 있는, 영원히 썩지 않을 컴퓨터 모니터도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썩고 있습니다. 영원할 줄 알았던 사랑도 1-2년만 지나면 내가 왜 저 사람에게 미쳤었던가 하며 심하면 괜히 사귀었다고 생각할 겁니다. 당장 급한 성욕에 온갖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욕구를 채우려 하지만 막상 채우고 나면 후회뿐입니다.

 

엄마에게 조르고 졸라서 산 옷이나 가방이 몇 년 뒤면 쳐다보기도 싫어지기도 합니다. 사람은 나면 자라고 늙고 죽습니다. 세상 모든 것들이 다 그렇습니다.

 

따라서 이 세상에서 크게 가치를 두고 목을 맬 것은 없습니다. 오로지 자신이 사는 데 필요한 만큼만을 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유교에서는 이것을 '중용의 도'라고 합니다. 과유불급이란 말도 있습니다. 지나치면 모자란 것만 못하다는 말... 지나친 욕구, 지나친 탐욕, 지나친 갈망은 오히려 스스로를 갉아먹습니다.

 

때문에 세상에 가치 있는 것은 없다. 오로지 최고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의 영혼이니 이로써 '천상천하 유아독존' 즉 온 우주에서 가장 존귀한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말이 불교에서 성립하는 것이지요. 나 잘났다는 말이 아니라 모든 가치의 기준은 바로 나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무상'의 도는 '내가 가진 것과 못 가진 것을 모두 털어버리고 진실한 자신, 진실로 자기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맑고 깨끗한 눈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인생은 '허무'한 것이 아니라 '무상'한 것입니다.

변치 않는 것은 없습니다.

부모님도 본인도 자식도 다 나이 먹고 늙어가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곧 몇 십년 안에 무덤에서 한 줌 흙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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