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의자앞 거실 협탁 위에 놓인 제품은 오늘 귀한 분으로부터 받은 대나무 함 입니다.
사실 오늘은 강원 덕포쪽으로 산행을 가기로 예정 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유없이 가기가 싫었습니다.
그래서 농원에 가서 나무를 심기로 작정하고 서성거리고 있을 바로 그 때, 당근에서 대나무 함 나눔이 올라 왔습니다.
무심코  나눔신청을 눌렀습니다.
그리고 청도 농원에 갈 준비를 급히 마치고  노변중학교 정문을 목표로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인터불고호텔옆 고모로를 관통하여 조금일찍 도착 했습니다.
건너편 지에스편의점 앞에서 그분을 만났습니다.
전혀 모르는 낯설은 분으로부터 고운 무늬의 함을 인수 받았습니다.
정중히 인사를 하고 돌아 가려는 찰라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혹 언니가 뜨개방 하시는 분이 아니십니까?)
맞아요. 그런데 그걸 어떻게 아세요.
(오랫동안 배웠습니다.)
아!  나는 동이라는 사람외에는 기억이 안 나요.
. . . .
(제가 동이라는 사람입니다.)
나는 그만 할 말을 잃었습니다.
35년도 지났으니 말입니다.
일부러 만나려 해도 만날 수 없는 일인데  지극히 우연히 만났습니다.
세상 일은 참으로 묘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득 오랜세월 전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초입에 서서 모자를 팔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 갑니다.
생생한 기억으로 말입니다.
인생은 너무너무 기이합니다.
차를 몰아 농원으로 달렸습니다. 그리고는 작열하는 태양을 벗삼아 블루엔젤을 열심히 심었습니다.
내일 지구가 멸망 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말한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의 심정으로 말입니다.
요즘 상상이상의  희한한 일이 연일 발생하여 하루 하루가 꿈을 꾸는 것  같습니다.
꿈! 꿈! 꿈!
그 고마운 분의 건강과 행복을 충심으로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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