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두지재ㅣ八斗之才] 
 
○ 여덟 말을 차지한 재주, 뛰어난 조식의 글재주
○ 八(여덟 팔) 斗(말 두) 之(갈지) 才(재주 재)

‘재주는 장에 가도 못 산다’는 속담대로 남보다 뛰어난 재주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배우고 익혀야 한다. 모든 일을 잘 하기는 어렵다. 맑은 날에는 신발로, 궂은 날에는 나막신으로 쓸 수 있는 온갖 재주를 가진 사람을 履屐俱當(이극구당, 屐은 나막신 극)이라 한다. 이같이 여러 방면에 능통한 사람 八方美人(팔방미인)이란 말이 또한 온갖 일에 조금씩 아는 얼치기라는 뜻도 있다.  

중국 南北朝(남북조)시대의 이름난 산수시인 謝靈運(사령운, 385~433)이 曹操(조조)의 아들인 曹植(조식)을 극찬하면서 한 말이다. 唐(당)나라 李延壽(이연수)가 남조 네 왕조를 기술한 ‘南史(남사)’에 기록돼 있다. 부분을 보자.  

‘천하의 글재주를 모두 한 섬이라 한다면, 조식 혼자서 여덟 말을 차지한다(天下才共一石 曹子建獨得八斗/ 천하재공일석 조자건독득팔두).’ 자가 子建(자건)인 조식은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조조의 각별한 보살핌을 받았으나 아버지 사후 즉위한 형 曹丕(조비)가 사사건건 트집하여 큰 고통을 겪었다. 콩대를 태워서 콩을 삶아 고통을 안기는 煮豆燃萁(자두연기, 萁는 콩대 기)는 형제끼리의 다툼을 말한다. 이 말이 조비가 일곱 발자국을 옮기는 동안 시를 지으라고 하여 탄생한 조식의 七步詩(칠보시)에서 유래한 구절인 것은 유명하다.

조식을 높이 평가한 사령운도 자부심이 대단했다. 남은 두 말의 재주 중 자신이 한 말을 차지하고, 예부터 그 때까지의 사람들이 남은 한 말을 쓰고 있다고 했다. 자신의 재주를 믿는 자부심은 좋으나 너무 아무 데나 앞세우면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재주가 뛰어난 사람이 먼저 다치거나 타인의 질시를 받아 일찍 쇠퇴한다는 甘井先竭(감정선갈)이란 말도 있으니 마음을 먼저 닦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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