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에서 눈짓으로 대화하다
○ 道(길 도) 路(길 로) 以(써 이) 目(눈 목)
통제와 탄압이 심한 포악한 정치가 두려워 사람들 사이에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다. 그래서 길에서 만나면(道路) 할 이야기를 눈짓으로 교환(以目)할 수밖에 없다. 이 이야기는 고대 중국 周(주, 기원전 1046년∼771년)나라의 폭군 厲王(여왕, 厲는 갈 려)에서 비롯됐다. 10대인 여왕은 포학하고 사치스러운데다 오만한 성격이어서 온 나라 백성들은 그를 비방했다. 그러자 召公(소공)이 왕에게 백성들이 명령을 감당하지 못한다며 간했다. 여왕은 화를 내며 衛巫(위무)를 시켜 욕하는 자들을 감시하고 잡히는 대로 사형을 시켰다. 백성들은 불만이 있어도 밀고가 두려워 비방하는 사람이 드물어지고 제후들도 조회에 오지 않았다.
‘왕이 더욱 엄해져 나라가 조용해지자 백성들은 감히 말을 하지 못한 채 길에서 눈짓만 보냈다(王益嚴 國人莫敢言 道路以目/ 왕익엄 국인막감언 도로이목)’. 여왕은 크게 기뻐하며 비방을 금지한 것이 정치를 잘 하는 것이라고 소공에게 자랑했다. 소공은 비방을 억지로 막아 조용할 뿐 백성들의 입을 막는 것은 물길을 막는 것보다 어렵다(防民之口 甚於防水/ 방민지구 심어방수)고 간언했다. 衆口難防(중구난방)이 여기서 나왔다. 충언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여왕은 백성들이 난을 일으키자 彘(체, 彘는 돼지 체) 땅으로 도주하여 숨어살다 죽었다. ‘史記(사기)’ 周本紀(주본기)에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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