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리는 호랑이 등에서 내리기 어렵다
○ 騎(말 탈 기) 虎(범 호) 難(어려울 난) 下(아래 하)
호랑이를 타고 달리다가 도중(途中)에서 내릴 수 없다.」는 뜻으로, 무슨 일을 하다가 도중(途中)에서 그만두거나 물러설 수 없는 형세(形勢)를 이르는 말. 자주 쓰는 進退兩難(진퇴양난), 進退維谷(진퇴유곡)을 생각하면 뜻이 선명하다. 騎虎之勢(기호지세)라고도 한다.
後漢(후한)이 멸망한 다음 해부터 隋(수)나라가 등장하기까지의 기간이 南北朝(남북조, 221∼589년)시대다. 楊堅(양견)이 수나라 왕이 되기 전에는 北周(북주)의 隨國公(수국공) 자리에 있었다. 딸이 宣帝(선제)의 왕후가 되었는데 왕이 일찍 죽어 8세의 어린 아들이 즉위했다. 양견은 평소 오랑캐에 빼앗긴 땅을 회복하려는 큰 뜻을 품고 기회를 노리던 중이라 어린 황제를 보위해야 한다는 구실로 궁중에 들어가 손쉽게 정권을 장악했다.
양견의 평시 야심을 알고 있었던 부인 獨孤(독고)씨는 허수아비 왕을 없애고 아예 황제가 될 것을 권유했다. ‘대세가 이미 이렇게 되어서 마치 짐승 등에 올라 탄 형세와 같으므로 절대 내릴 수 없게 되었으니 밀어붙여야 합니다(大勢已然 騎獸之勢 必不得下 勉之/ 대세이연 기수지세 필부득하 면지).’ 양견은 隨公(수공)의 隨를 隋로 고쳐 국호를 삼고 왕위에 올랐다. ‘隋書(수서)’ 后妃傳(후비전)에 전하는 이야기다.
晉(진)나라 때 반란군을 토벌하러 나선 장군 陶侃(도간, 侃은 강직할 간)이 연패에 빠져 철수하려 할 때 溫嶠(온교, 嶠는 산길 교)가 말린다. ‘맹수의 등에 탔으니 어찌 도중에 내릴 수 있으리오(騎猛獸安可中下哉/ 기맹수안가중하재)?’ ‘晉書(진서)’ 온교전에 나온다.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후래거상ㅣ後來居上] (1) | 2022.09.08 |
---|---|
[학택지사ㅣ涸澤之蛇] (0) | 2022.09.07 |
[변화무상ㅣ變化無常] (0) | 2022.09.06 |
[기천정신ㅣ己千精新] (0) | 2022.09.04 |
목인석심ㅣ木人石心] (0) | 2022.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