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명경지수ㅣ明鏡止水]

효의정(손승호) 2024. 3. 13. 00:33



○ 맑은 거울과 고요한 물
○ 明(밝을 명) 鏡(거울 경) 止(그칠 지) 水(물 수)

맑은 거울과 고요한 물이라는 뜻으로, 사념(邪念)이 전혀 없는 깨끗한 마음을 비유(比喩ㆍ譬喩)해 이르는 말.

‘莊子(장자)’의 德充符(덕충부)편에는 형벌로 발이 잘린 육체적으로 온전하지 못한 사람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들은 덕이 온전한 사람의 표본으로 그려져 있다. 이 성어는 두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외다리 申徒嘉(신도가)라는 사람은 같은 스승에게서 배운 子産(자산)이 국정을 관장하는 집정이 되자 자신을 업신여기는 것 같아 충고한다. ‘거울이 밝으면 티끌이 앉지 않고, 먼지가 앉으면 밝지 못하오. 어진 사람과 오래 같이 있으면 허물이 없어지는 법이오(鑑明則塵垢不止 止則不明也 久與賢人處則無過/ 감명즉진구부지 지즉불명야 구여현인처즉무과).’ 자산은 孔子(공자)가 평가한 정치가였는데 장애인을 낮춰보다 일격을 당한 것이다.

魯(노)나라의 王駘(왕태, 駘는 둔마 태)도 발이 잘린 사람이었는데 따르는 제자가 어찌나 많았던지 공자에 버금갈 정도였다. 공자의 문하 常季(상계)는 서서도 가르치지 않고, 앉아서도 설명하지 않는데 말없는 가르침이 있는지 스승에게 물었다. ‘사람들은 흐르는 물에 자신의 얼굴을 비춰보지 못하고 고요한 물에 비춰본다. 오직 멈춰있는 물만이 고요하기를 바라는 모든 것을 고요하게 할 수 있다(人莫鑑於流水 而鑑於止水 唯止能止衆止/ 인막감어유수 이감어지수 유지능지중지).” 공자의 설명은 왕태의 인품이 고여 있는 물같이 맑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따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