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미대부도ㅣ尾大不掉]

효의정(손승호) 2024. 1. 26. 23:16



○ 꼬리가 커서 흔들기가 어렵다.
○ 尾(꼬리 미) 大(클 대) 不(아닐 부) 掉(흔들 도)

主客顚倒(주객전도)나 下剋上(하극상)이란 뜻인데 원래 주식시장에서 先物(선물) 거래의 규모가 커지면서 오히려 현물의 거래를 좌지우지하는 것이라 한다. 권력자가 곤경에 처했을 때 여론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서 엉뚱한 일을 벌이는 행위를 뜻할 때도 쓰인다.

반대의 비유도 있다. 꼬리가 커져서(尾大) 몸통이 흔들 수가 없는(不掉) 경우를 이르는 것이 이 성어다. 조직이나 기구가 방대해져 지휘하기 어려울 때나 신하의 세력이 너무 강해지면 임금으로서도 제어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사용됐다. 일상에서도 일의 결과가 크게 벌어져서 감당하기 어려울 때 쓸 수 있다. 尾大難掉(미대난도)나 末大不掉(말대부도)도 같은 말이다.

공자의 ‘春秋(춘추)’를 魯(노)나라의 左丘明(좌구명)이 해석한 ‘左氏傳(좌씨전)’에 이 말이 나온다. 春秋時代(춘추시대, 기원전 770년~403년) 楚(초)나라 靈王(영왕)이 3곳에 성을 쌓고 점령한 蔡(채) 지역에는 공자 棄疾(기질)을 채공으로 삼았다. 그러면서 대부 申無宇(신무우)에게 이 인사가 괜찮을까 하고 물었다. 신무우는 귀인을 변방에 두면 경계할 일이라고 하면서 ‘나라 안에 큰 도읍이 있으면 해가 됩니다. 나뭇가지가 너무 크면 반드시 부러지고, 꼬리가 너무 크면 흔들 수 없습니다(末大必折 尾大不掉/ 말대필절 미대부도)’라고 답했다. 그러나 영왕은 기질이 배신않을 것이라 확신했고 뒷날 배반당해 자살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