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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족불욕ㅣ知足不辱]

효의정(손승호) 2024. 1. 25. 02:13



○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욕되지 아니함
○ 知(알지) 足(발 족) 不(아닐 불) 辱(욕될 욕)

모든 일에 분수(分數)를 알고 만족(滿足)하게 생각하면 모욕(侮辱)을 받지 않음을 뜻한다. 10년 정진하여 生佛(생불)의 경지에 오른 知足禪師(지족선사)도 黃眞伊(황진이)의 하룻밤 유혹에 넘어가 도로아미타불이 된다. 현재의 것으로 만족함을 안다면(知足) 욕되지 않는다(不辱)는 가르침은 말은 쉬워도 그만큼 어려운 것이다.

이 성어는 ‘道德經(도덕경)’에서 나왔다. 春秋時代(춘추시대) 말기 道敎(도교)의 창시자인 老子(노자)의 책이다. 조금 뒤에 태어난 儒家(유가)의 孔子(공자)와 모든 면에서 대립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중시하고 현실참여를 택하는 유가에 비해 道家(도가)는 드러나지 않게 자연 그대로의 無爲(무위)를 주장한다. 만족함을 알라는 깨우침도 名利(명리)의 가치관을 배격하는 노자의 특징을 드러낸다. 이 성어가 나오는 44장의 내용을 보자. 명성과 생명 어느 것이 더 중하며, 신체와 재산 중 어느 것이 귀한가 묻고, 지나치게 아끼면 큰 낭비가 따르고 쌓아두기만 하면 더 잃게 된다며 이어진다.

‘만족을 알면 욕되지 않고, 적당히 그칠 줄 알면 오래도록 편할 수 있다(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 지족불욕 지지불태 가이장구).’ 비슷한 내용은 곳곳에 있다. 46장에는 ‘만족을 알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화가 없고, 욕심을 내어 탐하는 것보다 더 큰 허물은 없다(禍莫大於不知足 咎莫大於欲得/ 화막대어부지족 구막대어욕득)’로 가르친다. 족한 것을 알고 현재에 만족하는 사람은 부자라는 ‘知足者富(지족자부)‘는 33장에 나오는 성어다.

‘明心寶鑑(명심보감)’도 빠질 수 없다. ‘항상 만족함을 알면 평생 욕됨이 없고, 항상 그칠 줄 알면 종신토록 부끄러움이 없다(知足常足 終身不辱 知止常止 終身無恥/ 지족상족 종신불욕 지지상지 종신무치).’ 安分(안분)편에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