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혈류표저ㅣ血流漂杵]
효의정(손승호)
2023. 11. 30. 08:11
○ 피가 강물처럼 흘러 절굿공이가 떠다닌다
○ 血(피 혈) 流(흐를 류) 漂(떠다닐 표) 杵(공이 저)
'피가 강물처럼 흘러 절굿공이가 떠다닌다'라는 뜻으로, 엄청난 사상자를 내는 참혹한 전쟁 또는 대학살을 비유하는 고사성어이다. 《서경(書經)》에서 유래되었다.
은(殷)나라의 주왕(紂王)이 황음무도한 생활을 일삼아 백성이 도탄에 빠지자, 무왕(武王)이 마침내 주왕을 치려고 나섰다. 무왕은 은나라의 도성 남쪽에 있는 목야(牧野)에서 하늘에 대의를 맹세하고 은나라 군대와 맞서 싸웠는데, 이를 목야전투(牧野戰鬪)라고 부른다.
《서경》의 〈무성(武成)〉편에 따르면, "양쪽 군대가 목야에서 결전을 벌였는데, 은나라 군대의 선봉에 선 군사들은 무왕의 군대에 대적하지 않고 오히려 창을 자기편에게 향하여 공격하며 패퇴하니, 피가 강물처럼 흘러 절굿공이가 떠다녔다(會於牧野, 罔有敵于我師, 前徒倒戈, 攻於後以北, 血流漂杵)"고 한다.
또 한(漢)나라 때 가의(賈誼)가 지은 《신서(新書)》의 〈익양(益壤)〉편에도 "염제(炎帝)가 무도한 짓을 일삼아 황제(黃帝)가 그를 정벌하기 위하여 탁록에서 싸우니, 피가 강물처럼 흘러 절굿공이가 떠다녔다"라는 구절이 있다.
여기서 유래하여 혈류표저는 수많은 사상자를 낸 참혹한 전쟁이나 대학살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 비슷한 의미의 고사성어로 혈류성하(血流成河:피가 흘러 강물을 이룸)와 혈류성거(血流成渠:피가 흘러 도랑을 이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