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걸견폐요ㅣ桀犬吠堯]

효의정(손승호) 2023. 3. 18. 21:06


 
○ 개는 주인만 알고 다른 사람에게 사정을 두지 않았다
○ 桀(홰 걸) 犬(개 견) 吠(짖을 폐) 堯(임금 요)  
 
사기 열전 淮陰侯(회음후) 편에 보면, 괴通(괴통)이란 策士(책사)가 한신에게 이렇게 권유했다. 지금 항우는 남쪽을 차지하고 유방은 서쪽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금 동쪽인 제나라를 차지하고 있는 대왕이 어느 쪽에 가담하느냐에 따라 천하 대세는 좌우되고 맙니다.  
 
한왕이 대왕을 제나라 왕으로 봉한 것은 남쪽으로 초나라 항우를 치기 위한  부득이한 조처로 실은 대왕을 속이고 몹시 꺼리고 있습니다. 항우가 망하게 되는 날 대왕의 신변은 위태롭게 됩니다. 지금 항우가 바라고 있듯이 이 기회에 천하를 셋으로 나누어 동쪽을 대왕이 차지하고 대세를 관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길입니다. 
 
한신은 며칠을 두고 고민하던 끝에 결국은 괴통의 꾀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말았다. 천하가 통일 되자 유방은 괴통이 말한 대로 한신을 없애려는 생각으로 꽉 차 있었다. 초나라 왕으로 봉해졌던 한신은 역적의 누명을 쓰고 장안으로 잡혀 오게 되었고, 이렇다 할 증거를 잡을 수 없자 그를 초왕에서 회음후로 작을 깎았다. 그 뒤 정말 역적으로 몰려 여후의 손에 죽게 되자 한신은,‘나는 괴통의 꾀를 듣지 않고 아녀자의 속인 바가 된 것을 후회한다. 어찌 운명이 아니었는가’ 하는 말을 남겼다. 
 
한신이 남긴 말을 전해들은 한 고조 유방은 곧 괴통을 잡아들이게 했다. ‘내가 회음후에게 반역  하라고 시킨 일이 있느냐?’고조의 물음에 괴통은 태연히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신이 반역하라고 일러 주었습니다. 그 철부지가 신의 꾀를 쓰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몸을 망치고 만 것입니다. 만일 그 철부지가 신의 계책을 썼던들 폐하께서 어떻게 그를 죽일 수 있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