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수지탄ㅣ麥秀之歎]
○ 보리 이삭이 무성함을 탄식한다
○ 麥(보리 맥) 秀(빼어날 수) 之(갈 지) 歎(탄식할 탄)
보리 이삭이 무성함을 탄식한다는 뜻으로, 곧 고국이 멸망한 탄식함을 이른다.
중국 고대 3왕조의 하나인 은(殷)나라 주왕이 음락에 빠져 폭정을 일삼자 이를 지성으로 간한 신하 중 삼인(三仁)으로 불리던 세 왕족이 있었다. 미자(微子), 기자(箕子), 비간(比干)이 그들이다. 미자는 주왕의 형으로서 누차 간했으나 듣지 않자 국외로 망명했다. 기자도 망명했다. 그는 신분을 감추기 위해 거짓 미치광이가 되고 또 노예로까지 전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왕자 비간은 끝까지 간하다가 결국 가슴을 찢기는 극형을 당하고 말았다.
이윽고 주왕은 삼공(三公:왕을 보좌하던 세 제후)의 한 사람이었던 서백[西伯: 훗날의 주문왕(周文王)]의 아들 발(發)에게 주살(誅殺)당하고 천하는 주왕조(周王朝)로 바뀌었다. 주나라의 시조가 된 무왕(武王) 발은 은왕조의 봉제사(奉祭祀)를 위해 미자를 송왕(宋王)으로 봉했다. 그리고 기자도 무왕을 보좌하다가 조선왕(朝鮮王)으로 책봉되었다.
이에 앞서 기자가 망명지에서 무왕의 부름을 받고 주나라의 도읍으로 가던 도중 은나라의 옛 도읍지를 지나게 되었다. 번화하던 옛 모습은 간데 없고 궁궐터엔 보리와 기장만이 무성했다. 금석지감(今昔之感)을 금치 못한 기자는 시 한 수를 읊었다.
보리 이삭은 무럭무럭 자라나고 [麥秀漸漸兮(맥수점점혜)]벼와 기장도 윤기가 흐르는구나 [禾黍油油兮(화서유유혜)]교활한 저 철부지(주왕)가 [彼狡童兮(피교동해)]내 말을 듣지 않았음이 슬프구나 [與我好兮(불여아호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