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책인명ㅣ至愚責人明]
○ 어리석은 이도 남을 나무라는 데는 총명하다
○ 至(이를지) 愚(어리석을 우) 責(꾸짖을 책) 人(사람 인) 明(밝을 명)
지극히 어리석은 사람도 남을 나무라는 데는 총명하다'라는 뜻으로, 자신의 허물은 덮어두고 남의 탓만 하는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이다. 중국 송(宋)나라 때의 명신(名臣) 범순인(范純仁)의 말에서 유래되었다.
범순인은 송나라 때의 명재상 범중엄(范仲淹)의 아들로, 시호는 충선공(忠宣公)이다. 그는 "내가 평생 배운 것은 오직 충서(忠恕:충성과 용서)라는 두 글자뿐이니, 일생토록 써도 다함이 없다. 조정에서 임금을 섬길 때나, 동료들을 대할 때나, 종족(宗族)과 친목을 다질 때나 나는 잠시도 충서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라고 말하였다.
또 자제들에게는 "지극히 어리석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남을 나무라는 데는 총명하고, 총명한 사람일지라도 자신을 용서하는 데는 어리석다. 너희들은 항상 남을 나무라는 마음으로 자신을 나무라고, 자신을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하도록 하여라. 이렇게 하면 성현의 지위에 이르지 못함을 근심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人雖至愚, 責人則明, 雖有聰明, 恕己則昏. 爾曹但常以責人之心責己, 恕己之心恕人, 不患不到聖賢地位也)"라고 훈계하였다.
이 고사는 송나라 때 주자(朱子)가 엮은 《송명신언행록(宋名臣言行錄)》에 실려 있으며, 우리나라의 수신서(修身書)인 《명심보감(明心寶鑑)》 〈존심(存心)〉편에도 실려 있다. 여기서 유래하여 지우책인명은 자신의 허물은 고치려 하지 않고 남의 탓만 하는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 우리나라 속담 가운데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라는 말과 의미가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