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부이세어ㅣ附耳細語]
효의정(손승호)
2021. 11. 4. 23:16
○ 귀에 대고 조용히 말하다
○ 附(붙을 부) 耳(귀 이) 細(가늘 세) 語(말씀 어)
다른 사람의 장점과 단점을 마음대로 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르는 말.
'귀에다 대고 소곤거린다'는 뜻으로, 남의 장단점을 생각없이 말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1614년(광해군 )에 이수광이 편찬한 지봉유설(芝峰類說)에 나오는 다음 이야기에서 유래한 성어(成語)이다.
고려 말에서 조선 초의 문신 황희(黃喜:1363∼1452)는 젊은 시절에 길을 가다가 잠깐 동안 쉬는데 들판에서 농부들이 소를 몰며 논을 갈고 있는 것을 보았다. 황희는 농부에게 소 두 마리 가운데 어느 소의 힘이 더 강한지 물었더니 쟁기질을 하던 농부가 황희에게 가까이 다가와 귀에다 대고 "이 소가 훨씬 더 힘이 셉니다"라고 말하였다. 황희가 "그곳에서 직접 말을 하지 내 귀에 대고 조용히 말합니까?"하고 물었다. 농부는 "짐승의 마음도 사람과 똑같습니다. 이 소가 더 힘세고 저 소가 힘이 없다고 하면 힘이 약한 소가 듣고 서운한 마음이 들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황희는 짐승에게도 꼼꼼하게 주의를 기울여 빈틈 없이 자상한 마음을 쓰는 농부에게 감동하였다. 그래서 정승(政丞)에 오른 뒤에도 다른 사람의 장점이나 단점을 함부로 말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