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소구거ㅣ鵲巢鳩居]
[작소구거ㅣ鵲巢鳩居]
○ 까치둥지에 비둘기가 살다
○ 鵲(까치 작) 巢(새집 소) 鳩(비둘기 구) 居(살 거)
까치둥지에 비둘기가 살다, 남의 물건이나 지위를 차지하다.
가장 오래된 중국의 시집 ‘詩經(시경)’은 약 3000년 전부터 전해지던 것을 孔子(공자)가 직접 정리하여 三經(삼경)에도 五經(오경)에도 첫머리를 차지한다. 國風(국풍), 小雅(소아), 大雅(대아), 頌(송)의 네 부분으로 모두 305편의 시가 실려 있다. 그 첫머리가 열다섯 나라의 민요들이 수록된 국풍인데 까치와 비둘기 이야기는 그 안의 召南(소남)에 나온다. 하지만 여기서의 쓰임은 오늘날의 뜻과는 거리가 멀다. 까치집은 남편의 집이고 비둘기는 시집가는 여인을 나타내 결혼을 축하해주는 노래였다.
제목도 까치집인 ‘鵲巢(작소)’의 내용을 보자. 글자 한 자씩 바뀌면서 세 번 이어진다. ‘까치가 둥지 지으니 비둘기가 와서 사네, 저 아가씨 시집갈 때 많은 수레 마중하네(維鵲有巢 維鳩居之 之子于歸 百兩御之/ 유작유소 유구거지 지자우귀 백량어지), 까치가 둥지 지으니 비둘기가 차지하네, 저 아가씨 시집갈 때 많은 수레 전송하네(維鵲有巢 維鳩方之 之子于歸 百兩將之/ 유작유소 유구방지 지자우귀 백량장지), 까치가 둥지 지으니 비둘기가 가득 차네, 저 아가씨 시집갈 때 많은 수레로 예를 갖추네(維鵲有巢 維鳩盈之 之子于歸 百兩成之/ 유작유소 유구영지 지자우귀 백량성지).’ 옛날 사람들은 비둘기는 집을 짓지 않고 다른 새가 지어놓은 둥지를 가로채서 산다고 믿었다. 다 지어 놓은 까치집에 비둘기가 들어가 사는 것은 훌륭한 집안으로 시집가는 신부를 상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