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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대수ㅣ一衣帶水]

효의정(손승호) 2021. 6. 21. 01:00


 
○ 옷의 띠만큼 좁은 강이라는 뜻
○ 一(한 일) 衣(옷 의) 帶(띠 대) 水(물 수) 
 
옷의 띠만큼 좁은 강이라는 뜻으로, 강폭이 좁음을 비유한 말로 남사(南史) 진본기(陳本紀)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나는 백성들의 어버이로서, 어찌 옷의 띠와 같은 물을 한하여 이를 구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我爲民父母 豈可限一衣帶水 不拯之乎].” 수(隋)나라의 문제(文帝)가 진(陳)나라를 공격하면서 양쯔강[揚子江]을 두고 한 말이다. 양쯔강은 예로부터 천연의 요충지대로서, 삼국시대 이래 동진(東晉)과 남조(南朝)의 송(宋), 제(齊), 양(梁), 진(陳) 모두 이를 방패 삼아 북쪽의 이민족에 대항해왔던 곳이다. 이런 양쯔강을 문제는 ‘하나의 옷의 띠와 같은 물’이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그저 ‘기우장대(氣宇壯大)’로 한 말은 아니었다. 
 
수나라 문제 양견(楊堅)은 즉위하면서부터 천하통일이라는 웅대한 구상을 품었다. 그는 대외적으로는 남조의 진과 평화공존 정책을 취하면서 북쪽의 돌궐(突厥)에 대비하였으며, 안으로는 구품중정제(九品中正制)를 폐지하고 중앙집권력을 강화하면서 검약에 힘쓰는 등 국력의 충실을 도모했다. 그러나 진나라는 후주(後主) 진숙보(陳叔寶)가 즉위한 뒤, 주색에 빠져 정사를 돌보지 않았다. 이에 문제는, “나는 즉위한 이후로 오직 진나라의 정복을 구상해왔다. 이제 진나라의 임금이 방탕하여 의지할 곳이 없어진 백성은 도탄의 괴로움을 당하고 있다. 나는 백성의 부모로서 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양쯔강의 험함은 두려워할 것이 못되니, 저런 강을 두려워하여 백성이 죽는 것을 보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하며 진나라의 정벌을 선언하였다. 
 
589년에 문제의 차남 양광(楊廣)을 총대장으로 하는 51만 8천의 군대는 일제히 양쯔강을 건너 진나라를 공격하였다. 얼마 뒤 진숙보가 수나라의 병사들에게 사로잡힘으로써 진나라는 다섯 임금 33년 만에 멸망하였다. 이로써 중국 전토에 걸친 대제국이 출현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