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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폭지침ㅣ獻曝之忱]

효의정(손승호) 2021. 6. 9. 00:02


 
○ 햇볕을 바치는 정성
○ 獻(드릴 헌) 曝(사나울 폭) 之(갈 지) 忱(정성 침) 
 
자신의 성의를 다해 선물을 바치면 그 어느 보물보다 값진 것이 된다. 따스한 햇볕을 쪼이는 것(獻曝)으로 추운 겨울을 잘 나는데 이것을 정성스럽게 싸서(之忱) 임금에게 바치면 참 좋을 것이라고 했다는 이 성어의 농부도 정성만큼은 어리석음을 까마득히 넘어선다. 남에게 선물을 주거나 의견을 제시할 때 보잘것없다고 겸손하게 쓰는 표현이다.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道家(도가)의 전설적인 사상가인 ‘列子(열자)’의 楊朱(양주) 편에 이야기가 실려 있다. 옛날 宋(송)나라에 농사를 짓는 노인이 살았는데 평생을 검소하게 지냈다. 항상 베옷을 입고 근근이 추운 겨울을 나다가 봄이 되면 농사일을 하면서 따뜻한 햇볕을 쬐었다.  
 
큰 도시의 高臺廣室(고대광실)이나 부유한 사람들이 입는 솜옷, 짐승의 털로 만든 갖옷이 있는 줄도 몰랐다. 그는 매서운 추위도 양지에서 쬐는 햇볕이 겨울나기의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고 어느 날 부인에게 말했다. ‘햇볕을 쬐면서 몸을 따뜻하게 하는 방법은 남들이 모르는 방법이니 이것을 임금께 바치면 큰 상을 내려 주실거야(負日之暄 人莫知者 以獻吾君 將有重賞/ 부일지훤 인막지자 이헌오군 장유중상).’ 暄은 따뜻할 훤. 이웃의 부자가 이 이야기를 듣고 옛날 미나리와 부평초를 좋아하는 사람이 진미라 하며 이웃에 권했다가 속이 개운치 않아 선물한 사람을 원망했다는데 똑 같은 짓이라고 충고했다. 받으려고 한 것이 아니라 정성어린 선물을 하면 복숭아를 보냈을 때 자두를 받는 投桃報李(투도보리)를 넘어 모과를 선물하고 구슬로 보답하는 投瓜得瓊(투과득경)의 횡재까지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