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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인비식ㅣ仰人鼻息]

효의정(손승호) 2021. 4. 9. 03:59


 
○ 남이 숨 쉬는 것만 바라보다
○ 仰(우러를 앙) 人(사람 인) 鼻(코 비) 息(숨쉴 식) 
 
'남이 숨 쉬는 것만 바라본다'라는 뜻으로, 주체성 없이 남의 눈치만 살피거나 남의 비위를 맞추는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이다. 중국 후한(後漢) 시대 말기의 원소(袁紹)와 관련된 고사(故事)에서 유래되었다. 
 
앙아비식(仰我鼻息) 또는 줄여서 앙식(仰息)이라고도 한다. 후한 말기는 한나라 왕조의 권위가 쇠락하여 군웅이 할거할 시기였다. 발해의 태수인 원소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원소는 참모인 봉기(逢紀)의 계책을 받아들여 한복(韓馥)이 다스리는 기주(冀州)를 차지하고자 하였다. 
 
원소는 한편으로는 북평(北平) 자사 공손찬(公孫瓚)을 부추겨 군대를 이끌고 남하하여 기주를 공격하도록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순심(荀諶)과 고간(高干)을 한복에게 보내 공손찬의 공격이 임박하였으니 원소에게 기주를 내주도록 회유하였다. 무능하고 겁 많은 한복은 그 말을 따라 기주를 원소에게 바치려고 하였다. 
 
그러나 한복의 부하인 경무(耿武)와 민순(閔純)은 "기주는 100만 명의 백성이 있고, 10년을 버틸 수 있는 식량이 있습니다. 원소는 의지할 곳 없는 곤궁한 신세라 우리들의 콧숨만 바라보는 처지입니다(袁紹孤客窮軍, 仰我鼻息). 비유하자면 품 속의 갓난아기와 같아서 젖을 주지 않으면 곧 굶어 죽을 것인데, 어찌하여 기주 땅을 내주려 하십니까"라고 하며 반대하였다. 
 
한복은 부하들의 권고를 듣지 않고 원소에게 귀순함으로써 결국 유명무실한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 고사는 《후한서》의 〈원소전(袁紹傳)〉에 실려 있다. 여기서 유래하여 앙인비식은 자신의 힘으로는 어쩌지 못하고 남의 덕분으로 살아가거나, 주체성 없이 남의 눈치나 살피는 일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