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고질ㅣ煙霞痼疾]
○ 안개와 노을에 대한 고질병이라는 뜻
○ 煙(연기 연) 霞(노을 하) 痼(고질 고) 疾(병 질)
산수(山水)의 좋은 경치(景致)를 깊이 사랑하는 마음(煙霞)이 대단히 강(强)해 마치 고치지 못할 병(病)이 든 것 같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
안개와 노을에 대한 고질병이라는 뜻으로, 자연 즐기기를 너무 좋아하여 고칠 수 없는 버릇처럼 되어버린 것, 산수 경치를 매우 아끼는 마음을 이른다.
신당서 은일열전(隱逸列傳) 전유암(田遊巖)에 유래하는 말이다.
당나라 전유암이라는 사람이 재주가 뛰어났으나 벼슬을 그만두고 태백산(太白山)에 들어갔다. 가족들도 세속에 뜻이 없어서 모두 함께 산수 간을 돌아다니며 살았다. 그의 능력을 내버려둘 수 없어 조정에서 불렀으나 그는 병을 핑계로 기산(箕山)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았다.
고종이 근처에 행차하였다가 직접 그가 사는 곳에 찾아갔다. 전유암이 초야의 옷을 입고 나와 재배하니, 고종은 그가 또 가버리기 전에 좌우를 시켜 붙잡고 물었다. “선생은 이런 생활이 좋으십니까?” 전유암이 말했다. “신은 물과 바위에 대한 마음이 고황(膏肓)이 되었고 안개와 노을을 좋아하는 마음이 고질병이 되었습니다. 성상의 태평성대를 만나 다행히 거닐며 소요하고 있습니다.[臣泉石膏肓, 煙霞痼疾, 旣逢聖代, 幸得逍遙.]”
천석(泉石)과 연하(煙霞)는 물과 바위, 안개와 노을, 자연물 그 자체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산수, 자연을 의미하기도 한다. 연하고질은 산수를 좋아하는 마음이 고질병이 되어 버렸다는 말로 자연에 대한 애호를 뜻한다. 위 고사에서 유래하는 연하지벽(煙霞之癖), 천석고황(泉石膏肓)도 같은 뜻으로 쓰인다.